[세상읽기]통일 후 국호,대한민국이어야 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홍찬선 상무 2015.07.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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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세상읽기] 한국의 국호(國號)가 대한민국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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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호(國號), 즉 나라이름이 왜 대한민국(大韓民國)일까?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 봐도 이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이지만 필자가 다닐 때는 국민학교였다) 중·고등학교, 대학교와 대학원까지 다녔지만, 그 어디에서도 ‘우리나라가 왜 대한민국인지?’에 대해 배운 적은 없는 것 같다.

학계에서도 뚜렷한 ‘정설(定說)’이 없다. 다만 구한말 고종(高宗)이 선포한 대한제국(大韓帝國)에서 대한을 가져오고, 1911년 신해혁명 직후 수립된 중화민국(中華民國)에서 민국을 가져왔다고 해석하는 수준이다. 또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은 민국을 민주국가의 준말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모순이 생긴다. 황태연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중화민국에서 가져왔다면 3.1운동 직후 자주독립 국가를 되찾기 위해 수립한 상해 임시정부가 국호부터 자주적이지 않고 사대주의적이며, 민주국가의 준말이라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한 헌법1조는 동어반복"이라고 지적한다.

황 교수는 이런 지적에 이어 대한민국의 연원에 대해 ‘확실한’ 설명을 내놓는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大)는 ‘하나로 통합해 크다’는 의미다. 한(韓)은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三韓)처럼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고유의 말이다. 민(民)은 말 그대로 백성이며 국(国)은 나라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삼한을 통일한 큰 한으로서 백성의(백성이 주인인) 나라를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또 “대한민국의 영문이 ’Republic of Korea’인데 이것도 대한민국의 원래 뜻에 맞게 ‘The Great Korea’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 교수는 “한이 우리나라를 가리킨다는 것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기 전부터 일본에서는 정한론이 제기됐고, 조선시대에도 명·청(明淸) 외교문서에서 조선을 한으로 부른 사례가 많이 나온다. 민국은 조선왕조실록, 특히 영·정조 실록에 많이 등장한다. 왕조실록을 번역하면서 민국을 ‘백성과 나라로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백성의 나라‘를 뜻하는 한 단어”라고 덧붙인다.

민국(民國)의 어원은 30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경(書經)』 에 나오는 민유방본(民惟邦本) 본고방녕(本固邦寧)이 민국의 어원이라는 것이다. 민유방본은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라는 뜻이고 본고방녕은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는 말이다. 두 말을 이으면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그 근본(백성)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민국이 성립된다.

대한민국이 ‘삼한을 통일하고 백성이 주인인 큰 한 나라’라는 본래의 뜻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머지않아 통일될 한반도 통일국가의 국호를 결정하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한반도 통일국가의 국호는 당연히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밝힌다. ‘남한의 대한민국과 북한의 조선인민민주공화국에서 일부를 떼 내 국호를 정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역사성과 민족성과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는 민국과 옛날부터 통일 한반도를 가리키는 대한을 합한, 대한민국이야말로 명실상부한 통일한국의 국명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한다.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국호의 연원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국가의 이름도 제대로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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