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에 中자동차시장 '직격탄', 현대·기아車 판매급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5.07.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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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국 내수판매량 2년만에 첫 감소… 현대·기아차 20~30% 판매줄어 "물량조절"

지난 달 중국 내수 자동차 판매량이 경기둔화와 증시 급락 등의 여파로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마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현대·기아차도 급격한 판매 감소와 점유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6월 승용차 판매는 143만대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2%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차 판매 감소는 경기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증시가 최근 한 달 새 30% 가량 폭락하면서 수요가 위축된 때문이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주가 폭락으로 자동차 구매에 쓰일 수 있는 자금까지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가가 정점인 시기에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주가 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자동차 구입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지난 달 전체 차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구매 여력이 큰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가 차량의 판매도 이미 포화상태다.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기아차엔 초비상이 걸렸다.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운 중국 토종업체들과 판매부진을 할인 폭 확대로 만회하려는 경쟁 글로벌 합자업체들의 틈바구니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현대차 (244,000원 ▼3,000 -1.21%)의 중국 공장 판매량은 6만 여대로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30.8% 급감했다. 기아차 (112,700원 ▼2,000 -1.74%) 역시 3만8000여 대에 그쳐 26.5%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지난 달 판매량이 공식 집계되면 9%에 가깝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점유율이 7%대로 급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토종업체인 지리자동차는 판매량을 22% 늘렸고 창청자동차도 4.7% 증가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일본 업체들도 토요타 41.7%, 혼다 26.1%의 판매 증가율로 약진했다. 현대·기아차와 2위 다툼을 벌이는 GM은 6월 중국 판매량이 0.4% 성장했으며 포드는 3%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폭이 가장 컸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증시 불안과 성장둔화로 중국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면서 하반기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업체인 LMC 오토모티브는 "당분간 중국 경기성장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량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6월 판매 감소는 반값 SUV를 앞세운 로컬업체들의 공세와 가격할인으로 맞대응한 글로벌 경쟁업체와 달리 생산물량 조절로 대응한 영향"이라며 "올 하반기와 내년 초 잇따라 신차가 출시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인 9∼12월에 신형 투싼과 신형 K5를 잇따라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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