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온다, 방송 잡아라"…여야, 신경전 가열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5.07.10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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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잇단 방송콘텐츠 및 징계 놓고 신경전…19대 국회 막바지 쟁점될 듯

9개월여 앞으로 20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정치권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따르면 야당 의원들은 최근 소관부처 결산심사를 위한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섰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과 MBC 무한도전에 대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민상토론'·'무한도전'·'이승만 망명'까지…

유승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6일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개그콘서트 제재가 부적절하다고 박효종 방심위원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는데 당일 방심위가 무한도전을 징계했다"며 "보건복지부 지침의 비현실성을 지적한 무한도전에 대해 중동이라는 단어가 빠졌다는 이유로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우상호 의원 역시 "군사독재 시절 특정 배우의 방송출연을 막고, 금지곡을 지정하는 등 방송 자유를 억압했는데 최근 방통심의위의 징계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제재가 적절하다며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민상토론은 마치 박원순 서울 시장의 메르스 대체가 잘 됐고,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했다는 식으로 두 명 중 하나를 선택토록 강요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박 시장의 대처는 거칠었고, 조합원 1600명 가운데 메르스 확진자도 없었는데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오는 11월에는 조대현 KBS 사장 임기가 끝난다. 차기 사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보도방송 방향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KBS는 다음 달 이사진을 선임한다. 이들 이사들이 KBS 사장 임명권이 있는 만큼 이를 앞두고 야당은 별도의 인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최근 KBS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일본망명을 타진했다는 단독보도를 냈다. 하지만 3일 후인 이에 대한 반론보도를 내고, 기존 기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긴급 이사회가 열리면서 이사진이 방송 보도 내용에 입김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野 "종편 편파방송,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종편에 대한 야당의 공세 역시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언론홍보대책특위(위원장 오영식)은 최근 잇달아 TV조선, 채널A 등 종편의 방송 프로그램 내용이 편파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오영식 위원장은 "(최근 종편에서 일부 인사의 발언이 여과없이 방송되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으로서 자격미달이라는데 특위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종편이 왜곡되고 편향된 방송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미방위 소속 의원 조정 등을 통해 방송공정성 공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을 제외한 언론 및 포털에 대한 정부간섭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은 "다음카카오에 대한 세무조사 시기 및 빈도를 감안하면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방송사는 물론 언론과 포털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탄압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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