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리스 악재 딛고 반등, 다우 0.5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7.0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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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시장 회복에 관련주 반등, IMF "금리 인상 서두르지 말라" 충고

[뉴욕마감]그리스 악재 딛고 반등, 다우 0.53%↑


뉴욕 증시가 그리스 악재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증시에 부담을 안겼던 국제 유가와 국제 금값이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하면서 에너지 업종 주식들도 상승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2.58포인트(0.61%) 상승한 2081.34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93.33(0.53%) 오른 1만7776.91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5.52포인트(0.11%) 상승한 4997.46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 초반 이후로 미룰 것을 권고하고 나선 것도 증시에는 도움이 됐다.

IMF는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임금과 물가상승 징후가 명확해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나이젤 초크 IMF 미국 담당 수석은 “(미국이)기다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상승률이 아직 목표로 하고 있는 2%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개인소비를 기준으로 한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0.2%에 그쳤다.

IMF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오는 2017년까지는 2%에 이를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근원물가상승률은 높아질 기미가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연말에 가서야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강세와 부진한 임금 인상 등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을 유발할 원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IMF는 또 금리인상이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며 “지금도 달러가 약간 고평가돼 있어 추가적인 달러 강세는 성장에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새 구제금융안 8일 제출… 7월 임시 금융지원도 요청
이날 증시도 그리스 소식이 최대 관심사였다.

예룬 데이셀브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유로그룹 회의 후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이날 회의에 지참하지 않은 새 협상안을 이르면 오는 8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셀브룸 의장은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리스가 신뢰할 만한 개혁책을 들고 와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그러면서 유로그룹이 오는 8일 전화회의를 통해 그리스 측 제안인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통한 재정지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측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에 제안했던 것과 동일한 내용을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대로 발표했다.

당시 그리스 정부는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 격인 ESM을 통해 2년 동안 채무상환용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채무 재조정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그리스의 긴축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기각했다.

그리스는 7월말까지 임시 금융지원도 요청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일부 수정된 구제금융안을 의회에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임시 금융지원을 요구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유로존 정상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시중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한도를 늘려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ECB는 그리스에 대한 ELA 한도를 890억유로(약 111조7200억원)로 유지하고 담보물에 대한 할인율을 조정하기로 했다.

그리스 관리는 "의회에서 국제채권단이 요구를 반영한 구제금융안을 승인받아야 한다"며 "기간 내에 실행 가능한 방안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에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다. 그리스는 오는 20일까지 ECB에 대한 35억유로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가 이 시점까지 구제금융 협상의 결실을 맺지 못하면 전면적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 그리스는 이미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약 15억유로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다.

◇ 美 고용지표 ‘사상 최대’ 强달러 여파 무역수지 적자 늘어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고용지표는 여전히 경기회복 신호를 보냈지만 무역수지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고용·이직동향''(Jolts)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신규 구인 건수가 536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30만건을 소폭 웃돈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지난 4월 신규구인 건수는 당초 537만6000건으로 발표됐지만 이번에 533만4000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달러화 강세로 인해 확대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무역수지가 41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의 적자폭인 407억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 전망치(427억달러 적자)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지난 5월 수입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고 수출은 전월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진은 미국산 민간 항공기와 산업기계 장비 판매의 감소가 원인이 됐다. 통신장비와 제약, 반도체의 해외 수요도 줄어들면서 무역수지를 악화시켰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해외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가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다만 미국 국내 수요가 견고해 수출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수입이 확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로 ‘5주 최저’ 유가 ‘급락세 진정’ 금값 급락
그리스 사태 여파로 유로 가치가 5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81% 하락한 1.096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때 5주 최저 수준인 1.0917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소폭 만회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8% 상승한 96.90을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19% 떨어진 122.32엔을 보이고 있다.

전날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다소 안정을 찾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2달러 하락한 52.33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0.43달러 상승한 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오는 10일까지 협상시한을 다시 연장했다. 주요 쟁점에 대해서 진전이 있었지만 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 타결은 시간의 문제일 뿐 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돼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나흘만에 반등했던 국제 금값은 다시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0.60달러(1.8%) 하락한 1152.6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5% 급락하며 지난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금값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의 경우 여파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에 금 가격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유럽 증시 그리스 사태 우려로 1% 이상 하락
유럽 주요증시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로 1% 이상 하락 마감했다.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1.57% 하락한 372.74로 마감했다. STOXX600지수는 지난 4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9.98%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58% 떨어진 6432.21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2.27% 급락한 4604.40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20지수는 1.96% 떨어진 1만676.78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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