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폭풍치는 제약·바이오, 버블붕괴의 서막일까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황국상 기자 2015.07.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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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장 초반 강세를 모두 반납한 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은 제약과 바이오 주가 동반 하락하며 연일 2%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 버블논란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오전 11시5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8.33포인트(0.89%) 하락한 2035.6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2067.04(+0.64%)로 출발하며 하루 만에 그리스 우려를 딛고 반등 하는가 했던 코스피는 오전 9시40분경부터 급락세로 전환, 하락폭을 높여가고 있다.

코스닥의 하락률은 더 큰 상황이다. 이날 코스닥의 시초가는 전일 대비 1.74% 오른 765.12에 형성되며 반등기미가 확연했다. 이날 코스닥 시초가는 연고점이자 2007년 11월 이후 7년7개월래 고점인 769.26(7월3일)과 큰 격차가 없었다. 하지만 코스피와 같은 시간대에 낙폭이 커지며 현재 전일 대비 17.81포인트(2.37%) 하락한 734.2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두 지수의 급락의 원인은 최근 시장을 이끌었던 화장품과 제약주들의 동반 하락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현재 의약품 업종지수는 7.09% 급락하며 코스피 18개 업종지수 중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일양약품 (13,790원 ▼70 -0.51%), 대웅제약 (111,700원 ▼200 -0.18%), 부광약품 (6,380원 ▲20 +0.31%), 한독 (13,720원 ▼110 -0.80%) 등이 10% 넘게 급락하고 있고, JW중외제약 (30,800원 ▼150 -0.48%), 삼일제약 (9,230원 0.00%), 동아에스티 (68,100원 ▲500 +0.74%), 파미셀 (5,880원 ▼10 -0.17%) 등은 9%대 하락 중이다. 의약품에 속한 47개 종목 중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은 단 3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 (173,400원 ▲3,900 +2.30%)이 10%대 급락하며 화학 업종지수도 3.38%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약 업종지수가 5%대 급락하며 코스닥 업종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화장품과 제약, 바이오주들의 이 같은 동반 급락은 이날 삼성전자 (78,000원 ▲500 +0.65%)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그 동안 고밸류에이션을 받아온 종목을 위주로 실적 우려감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부터 주가 고공행진을 펼쳐온 아모레퍼시픽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며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84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이 연구원이 제시한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억이익 추정치는 시장의 컨센서스인 2170억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이라던가 제약 등 그 동안 잘 나갔던 주도주들에 대해 오전 9시30분쯤부터 대규모 매물이 출회되는 등 수급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며 "비싼 가격,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 등에 따라 펀드 청산 등의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장품·바이오주로 촉발된 '증시 지진'은 이제 막 실적 시즌에 접어든 만큼 당분간 곳곳에서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분기의 경우는 지난 1분기와 상반되게 일부를 제외하고 경기 민감주든 방어주든 실적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7월 어닝시즌까지는 부정적인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화장품·바이오주의 흔들림이 코스닥의 고공행진에도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스닥은 바이오주가 주목을 받으며 올해 들어서만 지수가 40%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수 하락은 물론 '버블 붕괴'까지 점치는 상황이다.

유 삼성증권 팀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 흐름을 보면 성장이 워낙 없는 상황에서 선진국이 통화정책을 통해 성장을 복원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 과정에서 바이오, 제약 주의 성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며 유동성이 집중됐었다"고 설명했다.

유 삼성증권 팀장은 이어 "아직까지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미국이 금리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등 완만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자금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시장의 쏠림 현상에 대해 한번 고민해볼 시기가 온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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