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SW업계 "큰 구름(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속으로 들어가자"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5.07.0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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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W업체, 다국적IT 기업 플랫폼에 서비스 제공…주도권 빼앗길까 우려도

국내 한 중견 IT기업은 최근 아마존웹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보다 아마존과 손을 잡는 것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7일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것보다 고객 수를 많이 확보한 아마존과 같은 대형 회사와 손잡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수익 분배 관련 협상만 남았다"고 말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의 클라우드 플랫폼이 국내 SW 업계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중소 SW업체들에게 더 없는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상당 수 SW업체들은 이미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국적 IT업체들의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령, SaaS형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한 영림원소프트랩은 MS의 '애저'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한글과컴퓨터 (24,000원 ▲100 +0.42%)는 클라우드 오피스 넷피스24'를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국내 SW기업들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찾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격과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협력사에 플랫폼만 제공하고 플랫폼 위에 얹어지는 각종 시스템은 협력사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발생하는 수익 중 아마존은 플랫폼 제공에 따른 비용만 가져가고 시스템 이용에 따른 이익은 협력업체의 몫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국내 SW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다.


클라우드 서비스 주도권을 위해서는 '알짜 SW' 라인업을 많이 확보할 수록 유리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경쟁력 있는 SW기업 모시기 경쟁에 나선 이유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만나주지도 않던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서비스 제품을 올려 달라 하고 있다"며 "제품만 잘 만들면 전 세계 시장으로 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SW업체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해외 스타트 업체들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인적 자원관리 플랫폼을 SaaS형태로 제공하는 일본계 사이다스는 인사관리 환경이 일본과 비슷한 한국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보겠다는 전략으로 최근 한국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다.

다만, 현재는 SaaS형 서비스 기업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결국 시장의 주도권은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업체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확대 차원에서 SaaS 기업들에게 다소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궁극적으로 수익배분을 비롯한 의사결정 권한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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