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버스 추락' 연수생들, 눈물의 귀국 현장 "동료 구하려했는데…"

머니투데이 인천=이원광 기자, 김사무엘 기자, 백지수 기자 2015.07.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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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체단체 소속 5급 공무원 중 부상자를 제외한 일행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 사진=뉴스1지방자체단체 소속 5급 공무원 중 부상자를 제외한 일행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 사진=뉴스1


'중국 버스추락 사고'로 인해 현지에서 연수를 받던 지방자체단체 소속 5급 공무원 103명 등이 3일 조기 귀국했다. 이들은 당시 사고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듯 시종일관 침울한 표정을 지은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오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들은 취재진과 만나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울먹였다. 덤덤한 표정을 짓다가도 사고 당시를 묻는 질문에 그대로 주저앉거나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입국한 연수생들은 사고 차량에 탔던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루지 못해 괴로웠다고 전했다. 사무관 정모씨(52)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자체적으로 동료들을 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수생들은 현지 중국인들이 사고 수습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등산복 차림의 한 공무원은 "중국 사람들이 나서서 많이 도와줬다"며 "신고도 중국인이 했다"고 말했다.



운전자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는 의혹과 관련해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사고 버스 다음 차량에 탑승했다는 그는 "곡선 도로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고 들었으나 앞차가 빨리 가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지친 표정이 역력한 대부분 연수생들은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장사진을 이룬 취재진을 피해 버스에 올라타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 연수생은 "인터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며 고개를 숙인 채 공항을 떠났다.

이들은 연수원에서 마련한 버스 2대를 나눠 타거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귀가했다. 지방행정연수원 관계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쉬면서 가족들과 지내도록 했다"며 "교육 일정은 예정대로 12월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4시30분쯤(한국시간) 중국 지린성 지안시 인근 중국동포 마을인 량수이에서 한국인 26명과 현지 운전사 등 28명을 태운 버스가 다리에서 추락했다. 이날 사고로 3일 오후까지 지자체 공무원 등 한국인 10명과 중국인 운전기사 1명 등 총11명이 사망하고 17명(중국인 2명 포함)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50분 옌지에 도착한 연수단은 첫날 옌지, 룽징, 허룽 등지의 항일 유적지를 관람하고 당일 저녁 3시간 거리의 백두산 인근 얼다오바이허진으로 이동했다. 다음날은 백두산 등정을 마친 후 6시간 거리인 퉁화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정은 본래 8일 동안 소화해야 하는 코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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