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제공=블룸버그
치프라스 총리는 1일(현지시간) 국영 TV 연설에서 유럽엽합(EU) 지도자들이 그렉시트를 빌미로 그리스 유권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지난 29일 은행을 폐쇄한 것도 국민투표를 의식한 '극단적인 보수세력'의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오는 5일 국민투표로 묻기로 했다. 은행 폐쇄 등으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그리스에서는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세를 불리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의 강경 발언은 불과 몇 시간 전에 그가 채권단에 보낸 편지의 내용과 상반된 것이다. 그는 이 편지에서 기존 구제금융 조건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글로벌 금융시장 지표엔 곧바로 그리스 낙관론이 반영됐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도 전화회의 뒤에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5일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끝낼 때까지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치프라스 총리의 변덕이 유로존 관리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며 일부 관리들은 그의 연설을 '그렉시트 선언'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그리스 사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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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판 오페르트펠트 벨기에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그룹 전화회의 뒤에 기자들에게 "분노과 실망이 뒤섞였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특히 치프라스 총리의 연설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덧붙였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이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를 이뤘을 때보다 확실히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고 거들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 매체 유로투데이(euro2day)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그리스 국민 1000명 가운데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이는 47%로 반대 의견(43%)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