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리스 소식에 좌우, 강보합 마감… S&P 0.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7.0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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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새 협상안 제시 소식에 장초반 상승, EU 거부에 상승폭 반납…S&P 9분기 랠리 끝

[뉴욕마감]그리스 소식에 좌우, 강보합 마감… S&P 0.3%↑


뉴욕 증시가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그리스의 새로운 구제금융 제안 소식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장 초반 주요 지수들은 0.5%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그리스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상승폭 대부분은 반납하고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48포인트(0.27%) 상승한 2063.1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9분기 동안 이어진 상승세를 마감하게 됐다.



다우 지수는 23.16포인트(0.13%) 오른 1만7619.51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28.40포인트(0.57%) 상승한 4986.8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뉴욕 증시의 화두는 ‘그리스’였다.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더라도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리스 문제로 인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버락 오마바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리스 위기)가 미국 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그리스 국민들에게는 명백히 큰 고통이며 유럽의 성장률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과잉 반응을 할 부분도 아니다"며 "시장은 그리스로 인한 리스크를 적절하게 감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새 협상안 제시 ‘안간힘’… 유로존 ‘거부’
이날 열린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협상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국제통화기금(IMF) 부채 15억5000억유로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된다.


유로그룹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막판까지 지속했다. 하지만 이후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유로그룹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그리스가 요구한 구제금융 연장 및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로 인해 그리스는 72억유로 규모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돼 IMF에 대한 부채 상환이 불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IMF가 '체납 상태(going into arrears)'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리스가 곧바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하지만 용어의 차이일 뿐 디폴트와 동일한 의미다.

그리스는 이날 새로운 구제금융안을 유로존에 제시했다. 그리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통해 2년간 구제금융을 받은 방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로그룹은 1일 다시 회의를 열어 새 구제금융 요청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목은 이제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로 돌려진 분위기다. 여기에서 구제금융 반대 결과가 나오면 그리스 정부는 이를 등에 업고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지만 찬성이 우세하면 그간 주장에 힘을 잃게 될 뿐더러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사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리스 국내 분위기는 치프라스 총리와 그리스 시리자(급진좌파정당)에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그리스 스카이(SKAI)뉴스는 약 2만2000여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아테네 신타그마 과장에 운집해 긴축 찬성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월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 전까지는 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그리스 현지 언론들은 국민투표가 취소될 것이며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 심리, 고용 강세 업고 개선
그리스와는 별개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이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1.4를 기록해 전월 수정치인 94.6을 웃돌았을 뿐더러 시장 전망치인 97.4도 상회했다. 6월 현재상황지수는 111.6으로 전월 107.1에서 상승해 최근 4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6개월에 대한 기대지수도 5월 86.2에서 6월 94.6으로 올라섰다.

고용 증가 및 가격 안정과 함께 개선된 소득 전망이 재정 상황에 대한 미국 가계들의 평가가 높아진 요인이 됐다는 진단이다. 4캐스트의 데이빗 슬로언 선임연구원은 "올해 봄에는 소비자심리가 불안정했지만 5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고용시장에 대한 심리가 더 안정됐다"고 말했다.

◇ 달러·유가 강세, 금값 하락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 가치는 떨어진 반면 달러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4% 상승한 95.5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76% 하락한 1.11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 떨어진 122.2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란 핵협상 시한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소식에 2% 넘게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2%) 급등한 59.47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6달러(2.6%) 급등한 6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이란 핵협상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은 핵협상 시한을 다음 달 7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장기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협상 기한을 7월 7일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지난 4월 잠정 합의안을 발표하면서 이달 30일을 최종 협상 기한으로 정한 바 있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게 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돼 공급과잉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와 그리스가 새로운 구제금융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2달러(0.6%) 하락한 1171.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11.4센트(0.7%) 하락한 15.581달러를 나타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마이클 위드머 전략분석가는 "금값은 시장이 그리스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과거처럼 그리스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며 달러 강세가 오히려 더 큰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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