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장애 앓는 초등생, 같은 반 친구로부터 폭행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5.06.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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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 초등생 학부모 인터넷에 글 올려…학교측 "사건 재심중"

의사소통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이 급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30일 서울시 한 3학년 초등생 학부모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자신의 아이가 같은 학급 급우로부터 폭행을 당해 성기에 상해를 입는 등 피해를 당했으나 해당 학교에서는 증거와 증인이 없다는 이유로 경미한 처벌에 그쳤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제 아들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자폐아동으로 진도를 따라가는 데는 장애가 없으나 다른 사람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급우로부터 체포놀이라는 위장된 폭행에 수시로 끌려다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13일에는 폭행사실을 어른들에게 털어놓았다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고립된 화장실에서 바지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잡아 뜯기는 일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금도 가해 학생 부모들은 반성을 하기는커녕 저희 가족들이 누명을 씌웠다는 여론을 조성해 비난을 하고 있다"며 "아이는 가족 앞에서, 정신과 의사 앞에서 가해자를 분명히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해당 학교의 경미한 처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A씨는 "학교 측에서는 피해자의 분명한 진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와 증인이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 사실은 삭제한 채 단순히 정신적, 심리적 피해를 받았다고만 처리했고 '2015년 종업식 때까지 한 교실에서 가해 학생들의 접촉 및 보복 행위 금지, 학생 및 학부모 특별 교육 각 2시간'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A씨는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이가 방부제를 꺼내 들여다보더니 '방부제를 먹으면 하늘나라에 가지요'라고 물었다"며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당 초등학교에서는 "현재 사건에 대해 재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상호교류에 어려움을 겪고 관심사가 제한돼 행동에 장애가 나타나지만 다른 자폐성 장애와 달리 언어지체나 인지발달 지연은 발생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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