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등 '엘니뇨'우려…긴장하는 식품업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5.06.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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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소맥·대두 등 6월 가파르게 올라 원가 상승 요인…업계 "일단 지켜봐야"

한국에 가뭄이 이어지는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 원인으로 지목되는 '엘니뇨' 우려로 식음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옥수수와 소맥, 대두 등 곡물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음료 업계는 기상 변화에 민감한 반응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국가에서는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을 경고했다. 일본은 겨울까지 엘니뇨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호주도 18년 만에 가장 강한 엘리뇨 발생을 지목했다. 지난 5월 전세계 평균 온도가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다는 주요국 기상청 발표도 슈퍼 엘니뇨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 같은 우려로 곡물가도 상승폭이 커진다. 6월 이후 커피와 설탕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밀가루 원료로 사용되는 소맥가격은 이달 들어 21.6% 급등했다. 옥수수와 대두도 각각 9.1%와 7.3% 상승했다.
가뭄 등 '엘니뇨'우려…긴장하는 식품업계


지난해도 엘니뇨 경고가 있었지만 주요 곡물가 오름세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낮은 재고가 주요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평가다.



곡물가 상승은 식음료업계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곡물가 오름세는 '원가상승'을 몰고 오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 상승 속도 측면에서는 재고와 생산량의 동시 감소가 예상되는 옥수수, 코코아 등이 클 것"이라며 "커피와 설탕 등은 엘니뇨가 와도 재고 변동폭이 크지 않고 생산량 증가가 예측돼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는 일단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개월치 가량을 미리 사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요인은 없다"며 "하지만 곡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소맥과 대두 등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가격 흐름에 민감한데 업체로서는 지켜보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다만 엘니뇨에 필수적인 가뭄때문에 물관련 산업은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깅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더위가 지속되면서 생수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며 "2008년 이후 전 세계 생수 판매량이 해마다 평균 6%씩 성장해 올해는 탄산음료 판매량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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