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대기업의 성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 중 잘되는 기업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기업과 관련한 기업을 직접 키우거나 인수 합병해 수직 계열화했다. 부품이나 원료를 판매하는 기업은 물론, 상품을 유통하고 사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성공한 자식에게 다른 자식을 부탁하듯 관련 회사를 만들었다. 이들 기업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성적이 좋은 형님기업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제 하드웨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빨리 싸게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앞서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하드웨어의 혁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의 융합에 있고 시장은 하드웨어 면에서도 더 빠른 진화를 원하고 있다.
거기다 다양한 제조인프라와 오픈소스 하드웨어, 3D프린터 등 새로운 제조기술의 부상으로 대기업의 프리미엄은 오히려 약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킥스타터, 인디고고 같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의 등장은 스타트업의 고민인 홍보와 펀딩, 판매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하드웨어 기업도 글로벌 경쟁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내는 물론 해외의 다양한 기업까지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나만의 수직계열화를 실현하는 대신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자식들에게 각자 개성에 맞는 공부를 시켜야 하는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장남에게만 집안을 책임지라고 다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작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은 기를 펴지 못하고, 기존 제조 기업들도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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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성공해 온 모델을 바꾸는 것은 실패한 경험을 바꾸는 것 보다 더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모델을 만들 적기는 성공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금일지 모른다. 한시바삐 뉴 하드웨어 환경에 맞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제조 강국’이란 이름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