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일본의 대표적 구인·구직업체 리쿠르트사의 오카자키 히토미 대졸자 고용시장 수석연구원 겸 사업기획부장은 일본의 고용시장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일본의 고용시장은 지표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인력수급 격차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의 고용시장은 지표상으로 확실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대졸자들의 경우 취직하고자 하는 학생 수에 비해 뽑고자 하는 인원이 30만명 정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카자키 연구원은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대졸 취업희망자 한 명당 일자리가 6개 있는 것으로 나온다"며 "상당히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왜곡현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구인배율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직원수 300명 미만의 구인배율은 3.59배인 반면 직원수 5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구인배율이 0.7배에 불과하다.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취업희망자 1명당 일자리가 3배 이상 많은 반면 직원수 5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10명이 지원하면 3명은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아베노믹스와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1990년대 버블이 꺼지면서 건축업 수요가 줄어든 이후 학생들의 건축 관련학과 진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이즈미 시절 노동자 파견법을 개정하면서 파견노동자를 써도 되는 범위가 많이 늘었다"며 "이 때문에 유통업은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을 늘리려는 추세가 되면서 학생들이 진출을 꺼려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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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임금격차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 때문에 고용시장에 왜곡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 정권 집권 후에 이를 되돌리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최근 일본은 '블랙기업'이라고 해서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베정권에서는 노동자 파견법을 개정해서 파견노동자를 한 번 더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오카자와 연구원은 또 일본 대학취업률에도 어느 정도 허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대학졸업자 중 72%가 취업을 희망하는데 이 가운데 69.8%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한다"며 "그러나 그중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한 28% 가운데에는 취업을 희망하는데 일종의 구직단념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