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일러 티비츠 MIT 교수가 TED 강연에서 4D프린팅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스스로 만들어지는 물체를 만들 수 있을까?”
2011년 2월, 미국 MIT 자가조립연구소의 스카일러 티비츠 교수가 TED 강연 중 던진 질문이다.
평판이 물을 만나서 정육면체가 되는 모습
중력, 자력과 같은 비활성 에너지와 만났을 때 변화하게 된다.
사람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고, 에너지와의 상호 작용만을 통해 또 다른 질서 정연한 구조를 만드는 ‘자가 조립(Self-assembly)’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이다. 자가 조립 기술은 단백질과 같은 생체 분자들이 스스로를 결합해 특정한 모양을 갖춰나가는 원리를 공학에 응용한 기술이다. 이렇게 미세한
분자를 다루는 나노 기술을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크기로 구현하기 위해 3D프린터가 필요하다.
앞서 티비츠 교수가 제시한 예를 통해 설명하자면, 평평한 판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는 물을 만나면 정육면체로 변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는 것이다. 이를 더욱 확대해 생각하면, 신개념의 물체들을 4D프린팅 기법을 통해 출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의 양과 속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하며
물을 운반하는 배수관을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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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환경에 대한 반응을 배수관의 재료에 프로그래밍 해놓는다면, 완벽한 조정이 가능하고 유연한 배수관을 설치할 수 있다. 비싼 밸브나 펌프가 전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4D프린터를 통해 출력한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된 배수관
건축물의 ‘자가 치유’가 가능해져 원상 회복도 가능하다.
이미 4D프린팅을 일상생활에 활용한 사례도 나왔다. 미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너버스 시스템(Nervous Systems)은 4D프린팅을 통해 세계 최초로 4D프린팅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들은 ‘키네마틱스(Kinematics)’ 프로젝트에서, 3D프린터로 압축된 크기의 드레스를 출력 한 후 본래 원했던 크기로 펼쳐지는 드레스를 만들었다.
4D프린터로 출력한 드레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도 ‘시간’의 혁명을 일으키는 4D프린팅은 혁신적인 UX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운동화가 더위와 추위에 맞춰 재질이 변화하고, 잔디밭, 모래사장 등 지면에 따라 운동화가 변화한다면 어떨까? 눈밭으로 올라갔더니 운동화로 스키를 탈 수 있게 된다면? 사용자가 가질 수 있는 경험과 만족은 기존 운동화를 신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공간을 담은 3D프린팅이 현실적인 논의 테이블에 등장하기까지 약 30년이나 걸렸다.
그 시간동안 3D프린팅은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시간을 담은 4D프린팅 역시 더욱 많은 기술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4D프린팅이 가져 올 미래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글 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배진화, 김나혜, 조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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