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저금리 벽 앞에 경찰공제회 지급률 4.37%로 인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5.06.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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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1%포인트가량 낮추기로…소방공제회도 4.09%로

경찰공제회가 10만명 규모의 경찰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지급률을 연 4%대로 1%포인트가량 낮춘다. 기준금리가 1.50%까지 떨어진 초저금리 시대의 여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오는 7월1일부터 퇴직급여 지급률을 연 5.30%에서 4.37%로 낮추기로 했다. 경찰공제회는 이달 초 대의원대회에서 이 같은 안건을 의결하고 소관부처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퇴직급여 지급률은 공제회 회원이 매달 납입한 자금을 되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은행예금의 이자율과 같은 개념이다.



경찰공제회가 지급률 인하를 결정하면서 교직원·군인·지방행정·소방·과학기술인 등 국내 주요 6대 공제회가 모두 올 들어 지급률을 연 4%대로 내리게 됐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4월부터 지급률을 4.0%로, 교직원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 5월부터 각각 4.32%, 4.75%로 인하했다. 지방행정공제회는 이달부터 5.0%에서 4.08%로 지급률을 낮췄고 소방공제회는 다음달부터 5.10%에서 4.09%로 낮춘다.

공제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들로부터 매달 회비를 받아 운용하다 회원들이 퇴직할 때 이자를 붙여 되돌려주는 공적부조기관이다. 일반적으로 민간기업에 비해 급여가 적은 교직원·군인·경찰 등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



주요 공제회가 회원들의 불만을 무릅쓰고 잇따라 지급률을 대폭 낮추는 것은 저금리·저성장 여건에 따른 기금운용수익률 저하 때문이다.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인하 전 지급률을 웃돈 곳은 6대 공제회 가운데 경찰공제회가 유일하다. 경찰공제회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5.40%의 깜짝 수익률로 지급률(5.30%)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교직원·소방·지방행정공제회는 지난해 4%대 수익률에 그쳐 지급률을 0.17~0.6%포인트 밑돌았다.

그동안 공제회들은 기준금리의 3배가 넘는 지급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위험 투자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급률을 맞추려고 공격적으로 운용하다 보니 수익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초저금리 여파로 채권 등 안전자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높은 지급률을 고집하다가는 오히려 기금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당분간 4%대 이상의 지급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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