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여파로 온라인몰 배달 주문이 증가하면서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직원들이 몰려든 온라인 주문 품목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송도 시간대를 선택해 당일에 받을 수 있어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김씨는 "인터넷으로 채소나 고기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을까 평소엔 반신반의했다"면서 "실제로 구매해보니 대형마트에서 사는 것과 전혀 다를 게 없었고 당일배송까지 해주니까 너무 편했다"라고 말했다.
21일 유통업계에 다르면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최근 한 달간 온라인(모바일 포함)쇼핑 이용 비중을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 이용비중이 전월대비 56%와 6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서는 평소 대면거래 방식인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던 중장년층이 최근 메르스 사태로 외부활동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중장년층 뿐 아니라 평소 온라인 쇼핑을 즐기지 않던 소비자들의 온라인쇼핑몰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는 1~18일까지 18일간 신규가입한 회원수가 지난 5월 한달간 신규 가입한 총 회원수보다 15%나 많다. 이마트 (63,700원 ▼300 -0.47%)도 최근 한달새 이마트몰 신규회원수가 3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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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온라인 쇼핑 품목도 패션·의류 일색에서 신선·가공식품군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G마켓은 6월 해산물 매출이 91% 늘었고, 뿌리채소도 42% 증가했다. 티몬도 식품군 매출이 한달새 87%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최근 한 달 새 신선식품 매출이 68.5%늘었다.
유통업계는 이번 메르스 사태가 불러온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가 온라인쇼핑 시장의 급성장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쇼핑 관련 물류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조원 상당의 신규투자를 받아 당일배송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에 나섰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은 비대면 거래인 탓에 온라인쇼핑을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자들의 첫 거래 시도가 쉽지 않다"며 "메르스사태를 계기로 온라인쇼핑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복구매가 이어질 경우 온라인쇼핑 중심으로 유통시장 재편속도가 더욱 빨리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