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무성 당국자들이 보는 '아베노믹스'의 현실

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민우 기자 2015.06.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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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1>-③도쿄재정포럼

편집자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통화정책(양적완화)과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세 가지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초기엔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덕분에 일본이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사업 창출 등 성장 동력만 확충되면 일본 경제는 완전히 살아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일본의 경제·정치·산업현장을 직접 취재, 출범 시기가 비슷한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의 명암과 성패를 비교·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년전 일본이 겪은 문제점에 대한 현재적 접근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대한민국의 '길'을 고민해본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아베노믹스를 입안하고 집행하는 정책당국자들 평가 역시 외부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 회복' '경제 선순환'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다만 아베노믹스의 세가지 화살 중 세번째에 해당하는 '성장' 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들이 있었다.

미야시타 이치로 일본 재무성 차관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재정포럼'에서 "아베내각 수립 후 금융·재정·민간 3개 부문에서 선제적 정책을 추진한 결과 외적인 각종 지표들이 최근 15년래 최고수준으로 치솟는 등 경제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소비세를 8%로 인상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 2012년부터 3년동안 세수가 12조원 늘어났다"며 "이를 통해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아이는 적게 태어나고 노인은 늘어난다는 뜻)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는 사회복지 정책을 실현하면서도 균형재정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야시타 차관은 이날 현재 일본의 상황과 관련해 △성장력 강화 △인구감소에 대한 대비 △세출개혁 등 3가지 일본정부의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소비세 인상으로 늘어난 증세분은 전액 사회보장지출로 충당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의 목표는 2020년에 재정수지를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 일본은 임금도 오르고 있고 고용도 증가하고 있어 경제가 선순환하고 있다"며 "정부는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암반규제'(고치기 힘든 규제)를 혁파하는 각 종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가 감소하고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어 노동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노인인구의 은퇴를 늦추거나 여성인력 채용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출개혁에 대해서는 "2017년에 소비세 인상을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재정정책은 미래 세대에 영향이 가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봐야하고 세대간 형평성이 보장될 수 있는 형태로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부터 26년째 일본 재무성 씽크탱크의 좌장을 맡고 있는 카이주카 케이메이 일본 재무성 정책연구소장은 이날 포럼에서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과 만나 "3가지 화살 중 2가지(금융·재정)는 확실하게 꽂혔다"며 "그러나 3번째 화살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3번째 화살(성장전략)은 중간에 멈춘 느낌이 있다"며 "아베정권은 민간부문과 협조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재무성은 재정밸런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주카 소장은 "아베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면서 재무성과 일본은행 사이에 시각의 차이가 생겼는데 이것이 아베노믹스의 추동력을 잃게 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아베가 소비세 인상을 2017년으로 한차례 연기하면서 재정균형을 강조하는 일본은행과 의견차이가 생겼다는 얘기다. 이견이 지속되면 시장의 경제주체들에게 각기 다른 신호로 전달될 수 있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카이주카 소장의 설명이다.

카이주카 소장은 또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성장률이 올라야 세수도 늘어 그 결과로서 재정균형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일본의 국채가격이 한 순간 떨어질 수 있다"며 "그것이 아베노믹스의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마츠히로 후르사와 IMF 부총재는 아베노믹스의 위험요인에 대해 "3가지 화살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거시적인 지표도 괜찮고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으니 세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나가기 위한 컨센서스(합의)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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