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자회사 분리안…거래소 반발 기류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5.05.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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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자회사 분리가 현실적" vs 거래소 노조 "자립 생존 불가능"

금융위원회가 한국거래소 구조 개편을 검토 중인 가운데 코스닥시장을 거래소의 자회사로 분리해야한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거래소 내부의 반대가 심해 논란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거래소시장 효율화를 위한 구조 개혁 방향' 정책세미나에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행 코스닥 시장본부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은 "코스닥시장을 독자(stand-alone) 거래소로 분리하면 경쟁력 제고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완전 분리 방식의 경우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등에서 제약이 있어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자회사 체제에선 독자분리에 근접한 수준의 독립성 확보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업무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는 설명이다. 황 위원은 또 거래소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에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코스닥 분리에 대해 당사자인 거래소 내부의 반발이 상당해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유흥렬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참석자 질의 시간에 '분리반대'를 주장하다 퇴장 당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코스닥시장본부 분리시 적자운영과 주시장과의 단절로 독자 생존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주시장과 중소형시장의 유기적 관계에 따른 시너지는 여러 측면에서 우월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여한 정창희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도 코스닥 분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거래소의 규제개혁에서 코스닥의 자회사 분리는 연결이 잘못된 듯하다"며 "코스닥을 분리하려면 자생적 기반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마땅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설립요건 완화 등도 다뤄졌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코스닥시장 분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거래소 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뒤 하반기 본격적인 행보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위가 검토하는 분리방안은 △자회사로 물적분할 △거래소 외부의 별도기구로 완전분리 △지주회사 체제전환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날 세미나 역시 이런 틀을 기본으로 논의가 오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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