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백세주 빼라"…'가짜 백수오' 논란 유통업계로 불똥

대형마트 3사·백화점 5사, 구매내역 확인되면 100% 환불…편의점은 구매내역과 제품있어야 환불 가능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6일 국순당 백세주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직후 유통업계가 매장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직원이 매장 진열대에서 백세주를 빼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가짜 백수오' 논란이 결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체로 번졌다. TV홈쇼핑이 판매해온 건강기능식품 뿐 아니라 국순당이 제조하는 전통주 '백세주'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개사와 편의점 4개사, 백화점 4개사 등 주요 유통 업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수오 전수조사 결과 발표 직후 전국 매장에서 백세주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 직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문제가 된 백세주 제품의 판매 중단 및 매장 철수 결정을 내렸다"며 "매장에서 물건을 빼기로 최종 결정하면 전국 매장에서 동시에 작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GS25 관계자는 "각 점포에 백세주 판매를 중단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며 "전산상으로도 백세주를 판매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백세주(375ml)와 백세주클래식(375ml)가 각각 3700원, 강장 백세주(700ml)가 1만원선이다. 이는 1세트당 10만원을 호가하는 백수오 건강기능식품보다 저렴하지만 소비자수가 훨씬 많고 구매내역 등 확인절차가 복잡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순당의 백세주 매출은 183억원이다. 이 중 절반이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통해 '가정용'으로 유통됐다고 가정하면 90여억원. 이를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1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매장에서 백세주를 철수하는 동시에 소비자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개사는 제품 보유여부와 관계없이 영수증이나 멤버십카드 등을 통해 백세주 구매내역이 확인될 경우 100% 환불한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백화점 등 백화점 4개사도 제품 보유여부와 관계없이 구매내역 확인을 통해 환불 조치한다.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에서 구매한 소비자는 영수증, 카드 등 구매내역과 함께 개봉하지 않은 제품이 있어야 환불받을 수 있다. 미니스톱의 경우 구매내역과 관계없이 백세주 제품을 가져오는 모든 고객에게 환불하기로 했다.


다만 백세주는 1992년 론칭해 20년 넘게 판매된 스테디셀러인데다 식약처가 수거해 검사한 제품에선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환불 여부와 범위, 기준 등을 놓고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세주 판매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어느 범위까지 환불해야 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영수증이 없을 경우 구매내역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