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형표 해임건의안 최고중진회의서 논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5.05.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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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원내지도부 협상재량권 제한에 유연한 대응 어려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5.6/뉴스1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5.6/뉴스1


새누리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 문제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본회의 처리 조건으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추진을 새롭게 들고 나오면서 협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앞두고 또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만큼 최고중진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제안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진지하게 토론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의 암초였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에 대해서는 타당성 검토를 하기로 하는 방식의 타협안을 끌어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진 문형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의 경우 여당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문형표 장관 해임건의안 본회의 상정에 대해 "해임 사유라고 할 만한 게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무원연금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28일 본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것을 보인다. 문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문제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물론 각종 민생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데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의 논의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당내 다선 중진의원들이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일종의 자문기구이지, 구속력있는 결정 권한을 지닌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야 협상에 대한 책임있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협상 방향을 결정하기보다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의 당위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야당과의 협상에서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룰 경우에는 오히려 향후 협상 여지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법안 처리 등에서 대야 협상을 담당하는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당 기구에 기댈 수밖에 없는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청와대의 반대로 이를 접은 바 있다. 이후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사실상 당 지도부가 협상 재량권을 상실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지는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일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원내지도부에게 협상을 위임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아닌가"라며 "갑갑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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