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제주해상풍력단지. /사진=현대중공업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미국에 설립한 풍력사업 법인 드윈드 청산 또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침은 지난 1일 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을 맡은 뒤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였던 고재호 사장은 드윈드에 대한 사업 지속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풍력, 태양광 사업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그린에너지사업부의 존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1년 400여명에 달했던 그린에너지사업부 직원 수는 올해 3월 기준 179명까지 줄었다. 매년 1000억원이 넘어가던 적자는 16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국내 풍력발전사업부를 해체하고 유럽 연구개발(R&D) 센터를 정리하는 등 사업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다만 강원 정선 육상풍력단지 설치 추진, 거제조선소 R&D 지속 등 풍력발전 사업의 명맥은 이어갈 방침이다.
당초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에 뛰어든 이유는 '에너지 절감'과 '신성장 동력' 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였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등의 설비 기술력을 갖춘 조선업체들은 해상풍력설비 등을 건조하는 데 유리한 점이 분명히 있다"며 "조선 시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자면 풍력발전이 답이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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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조선 3사의 풍력발전 위축은 저유가 지속에 따른 신재생에너지의 효용이 감소되고, 유럽과 미국 등의 경쟁업체들에게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후발주자로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지 못하고, 수익성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업의 영업적자가 계속되면서 '청산 대상'으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부진에도 조선 3사가 풍력사업을 쉽게 접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조선업체 풍력사업부 관계자는 "과거 일시적으로 문제가 된 신재생에너지 공급과잉이 완화되는 한편, 수요는 꾸준히 증가중이다"며 "신재생에너지 주요 수요국인 선진국들이 점점 화석연료를 배격하는 추세고, 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과 수요가 맞춰질 때까지 일부 업체들은 도태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연구개발에 치중하면서 사업부 역량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