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재즈계의 전설'인 허비 행콕(왼쪽)과 칙 코리아가 37년만에 한자리에서 만났다. 23일 첫날 '서울재즈페스티벌'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오른 두 사람은 즉흥 연주만으로 1시간30분을 채웠다. /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이 피아노가 아니면 연주하지 않는다는 뮤지션, 그래미상만 14차례 수상한 전설의 연주자, 국내 대다수 실용음악 전공학생들이 1순위로 존경한다는 올해 75세 노장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올해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올랐다.
23일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헤드라이너로 오른 두 사람의 협연은 37년 만에 이뤄지는 역사적인 무대였다.
허비 행콕.
스탠딩석에 몰린 관객들은 이 역사적 연주 하나하나를 놓치면 안된다는 강박때문인지, 스마트폰에 일일이 영상을 담아냈다.
칙 코리아는 공연 중간 간단한 즉흥 피아노 스케일로 관객의 스캣(아무 의미없이 ‘다다다…’하며 연주에 맞춰 따라 부르는 보컬행위)을 주문했다. 처음엔 ‘도미솔’같은 쉬운 3도 화성을 연주하다, 점차 불협화음을 거쳐 나중엔 피아노 저음에서 고음으로 이어지는 ‘도르륵~’주법까지 따라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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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 코리아.
드럼과 일렉트로닉 사운드 같은 강한 맛으로 무장해야 그나마 관객을 집중시킬 수 있는 상황을, 두 사람은 피아노 두 대만으로 간단히 관객을 사로잡았다. 어떤 사운드를 사용하느냐가 아닌, 어떤 표현을 하느냐가 중요한지 이 무대는 시나브로 알려주는 듯했다. 뮤지션과 관객은 서로 그렇게 무대를 해석하고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