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여진..바이오기업 IPO 행진에 '찬물'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05.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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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테믹스 상장 시기 지연…바이오 업계 현장에선 '비 피하고 보자'

내츄럴엔도텍 여진..바이오기업 IPO 행진에 '찬물'


#지난달 23일 저녁. 바이오 기업 프로스테믹스가 다음날 예정된 상장 간담회를 돌연 취소했다. 상장 심사 발표가 연기된 것인데 프로스테믹스는 지난달 24일 상장 심사를 마치고 오는 8월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었지만 이제 증시 입성 스케쥴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다.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여진이 뜨겁게 달아오른 IPO(기업공개)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20개 가까운 바이오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츄럴엔도텍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증시 입성을 준비중인 바이오 기업 중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시점을 조율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6일 증시에서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전일대비 88.38포인트(1.46%) 내린 5967.35를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발표 전날인 지난달 21일과 비교하면 5.7% 하락했다. 코스닥 의료정밀기기 업종지수 역시 같은 기간 8.9% 하락했다.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업계에선 최근 바이오 업종의 하락세는 내츄럴엔도텍과 관련이 깊다고 진단한다.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논란이 국내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 전반에 걸쳐 신뢰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장 초기 바이오 기업인 휴메딕스 (33,750원 ▲250 +0.75%), 하이로닉 (8,020원 ▲20 +0.25%), 알테오젠 (176,900원 ▲400 +0.23%) 등은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바이오 산업에 대한 불신 확산은 상장기업의 주가하락뿐 아니라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오 업계 일각에선 지금 상황에서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던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분위기가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기점으로 뒤바뀐 셈이다.

프로스테믹스 관계자는 "상장 스케쥴이 지연된 데에는 내츄럴엔도텍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만큼 신규 상장하는 기업에 걸림돌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비상장 제약회사 S사 관계자는 "올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내츄럴엔도텍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장 상장 시점을 늦출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바이오 기업을 보는 시장의 시각이 바뀐 것 같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S사는 간암치료제 항암 바이러스 등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제약기업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최근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내부적으로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 사이에서 내츄럴엔도텍 때문에 손해가 크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들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던 바이오 업계 분위기에 편승해 상장을 시도하려던 기업 중에서도 많은 기업이 바뀐 분위기에 얼떨떨해하며 상장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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