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파퀴아오·메이웨더전 1R 다시 봐라"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5.05.0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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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사진=머니투데이 DB


"1라운드를 다시 봐라."

'4전5기의 신화'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65)이 지난 3일(한국시간) 오전 11시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에 대해 4일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1라운드를 보면 당시 경기가 '세기의 대결'이 아니라 '최악의 대결'이 될 것임을 쉽게 예견할 수 있다는 게 홍수환의 설명이다.



홍수환에 따르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1라운드에서 서로 귓속말을 주고 받았다. 홍수환은 "마치 슬슬 하자고 하는 듯했다"며 "물론 짜고 치지는 않았겠지만 둘 사이에 긴장감이 희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파이팅 넘치는 경기가 나올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파퀴아오가 웃음기 띤 표정, 부드러운 눈빛 등을 나타낸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홍수환은 "난 한 번도 경기에서 그런 파퀴아오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며 "원래의 파퀴아오라면 극도로 긴장을 한 채 눈을 부릅떴을 것"이라고 했다.



1라운드뿐만이 아니다. 경기 전반에 걸쳐 파퀴아오는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수차례 뒤로 물러섰다. 홍수환은 "원래 파퀴아오는 백스텝(Back step)이 없는 선수"라며 "맞더라도 치고 들어가면서 맞는 스타일이므로 그날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퀴아오의 느슨한 상태는 경기 시작 전부터 나타났다. 메이웨더와 농구장에서 우연히 만나 경기를 열기로 합의한 점, 시합을 일주일도 채 안 남긴 시점에 아내와 차를 타고 교회에 가는 모습을 사진 찍어 트위터에 올린 점, 경기 당일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웃으며 '셀카'를 찍은 점 등이다.

특히 시합이 열리게 된 계기가 농구장에서 비롯됐다는 부분을 두고 홍수환은 "라이벌전이라면 보통 조인식 때나 얼굴을 보기 마련"이라며 "서로 원수 같이 으르렁대도 모자란데 한가롭게 농구를 보며 경기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은 의외"라고 전했다.


파퀴아오가 긴장을 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홍수환은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다"면서도 "이미 돈을 많이 벌었고 나이가 불혹에 가까워 은퇴 시기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할 뿐"이라고 답했다.

홍수환은 서울 출생으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바 있다. 1977년 슈퍼밴텀급 초대 타이틀 결정전에서 2회 헥토르 카라스키야에 4번이나 다운당한 뒤 3회 역전 KO승을 거둬 '4전5기의 신화'로 불리게 됐다. 프로 통산 전적은 41승(14KO) 5패 3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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