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D-3…김무성 vs 문재인, 그들의 선거

머니투데이 하세린 박경담 박소연 기자 2015.04.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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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 '파격 이벤트'-文 '뚜벅이 유세' 각자 스타일로 대결…선거 결과, 위기이자 기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1일 오후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한 횟집을 찾아 직접 매운탕 재료 거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새줌마가 준비하는 매운탕 저녁 한 끼'라는 주제로 지역 주민들과 만날 계획이다/사진=박경담 기자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1일 오후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한 횟집을 찾아 직접 매운탕 재료 거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새줌마가 준비하는 매운탕 저녁 한 끼'라는 주제로 지역 주민들과 만날 계획이다/사진=박경담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4.29재보궐선거 관악을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함께 서울 관악구 도림천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5.4.25/사진=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4.29재보궐선거 관악을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함께 서울 관악구 도림천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5.4.25/사진=뉴스1
26일 4·29 재보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무성, 문재인 여야 당대표의 발걸음도 함께 빨라졌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결과는 정국 전반에도 미칠 파괴력이 적지 않지만 차기 주자로도 꼽히는 두 대표의 정치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김무성 대 문재인'의 두 사람의 대결이라는 관점에서도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김 '파격 이벤트' VS 문 '높은 인지도' = 두 사람은 평소 성향 만큼이나 유세 스타일도 확연히 달랐다. 대선 후보를 지낸 문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김 대표는 파격적인 유세로 눈길을 끌었다. 전날(25일) 관악에서는 자당 오신환 후보와 함께 유세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지난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한 횟집에서는 직접 매운탕을 재료를 손질해 끓이는 모습을 보이며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 캐릭터를 강조하기도 했다. 4선 의원으로 주요 당직을 맡으면서 수많은 선거를 치러 낸 '정치 내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유세차량을 타는 대신 골목길을 찾아 유권자 한명 한명과 만나는 '뚜벅이 유세'를 고수하고 있다. 시민들의 손을 직접 붙잡고 인사를 건네며 '진심'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문 대표의 높은 지지도를 반영하듯 '광주에서 300m를 걸어 가는데 1시간30분이 걸렸다'는 당직자의 말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러한 문 대표의 인기가 당에 대한 지지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 '관악을, 인천서구·강화을', 문 '관악을, 광주 서구을' = 대표들이 지원 유세는 자연스레 당력을 집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유세 일정 자체가 치밀한 판세 분석을 통해 이뤄진다. 다음날 유세 일정은 전날에야 확정되고 밤늦게까지 수시로 일정이 바뀌기도 한다.



두 대표는 최근 서울 관악을을 자주 찾고 있다. 서울 시내기도 하지만 가장 접전 지역인 탓이다. 전통적으로 진보색이 강한 지역구지만 야권 분열로 표가 갈라지면서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연합 정태호, 무소속(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치열한 '3파전'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3일부터 나흘 연속 이곳을 찾아 '라이브' 유세를 펼쳤고 문 대표 역시 지난 22일부터 나흘 연속 관악을 찾았다.

김 대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후보로 나선 인천 서구·강화을도 10차례 이상 방문하는 등 공을 들였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한 곳이지만 초반 분위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잦은 방문으로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최근엔 인천 서구·강화을과 성남 중원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야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 막판 유세를 집중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을로 내려가 1박2일 일정을 소화하며 총력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선거전이 본격화된 이후 벌써 여섯번째 방문이다. 이곳은 무소속 천정배 후보와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남은 기간 동안 김 대표가 유세차를 타고 전 지역구를 모두 도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이날부터 소속 의원 전원이 의원이 재보선 지역 4곳에서 '72시간 뚜벅이' 유세에 나서는 등 막판 '표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김-문, 기회이자 위기= 여야는 각각 4곳 중 '2석+알파'면 승리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재보선이 투표율이 낮고 박빙인 지역이 많아 막판까지 가슴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 대표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당 장악력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는 기회다. '성완종 리스트' 등 대형 악재 속에서도 선전한다면 김 대표로의 힘 쏠림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친박(친 박근혜)'계가 와해 위기에 처하는 등 당 내 구도도 나쁘지 않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에는 견제 세력들이 재구축될 가능성이 있다.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문 대표도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 안팎에서 입지를 확실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성완종 사건 등 예상밖의 호재가 등장하긴 하긴 했지만 야권 분열로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전할 경우 충분히 역량을 입증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서구을이나 서울 관악을 등 핵심 지역 등을 잃고 패배할 경우에는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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