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사퇴결심 이끈 '등 돌린 친정'…친박·초재선·충청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5.04.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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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현직총리 검찰수사는 최악…'경질'보단 자진사퇴 택해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2015.4.20/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2015.4.20/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 21일 오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전 이 총리가 주재할 예정이었던 국무회의는 최 부총리가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2015.4.21/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 21일 오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전 이 총리가 주재할 예정이었던 국무회의는 최 부총리가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2015.4.21/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 21일 오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15.4.21/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 21일 오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15.4.21/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한밤의 사의 결심을 한 것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초재선 개혁그룹을 중심으로 사퇴론이 강했고 핵심 우군 격인 친박계의 거리두기, 지역기반인 충청권의 민심악화도 그의 총리직 수행에 부정적이었다.

4.29 재보선 유세에 나선 김무성 대표는 적극적인 '총리 지키기'보다는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데 총리가 물러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는 원론적인 발언을 해왔다. 당 지도부는 20일 이 총리 조속한 사퇴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재보선에 끼칠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고민의 결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모임 '아침소리'의 김영우 의원은 이 총리 사의 발표 몇 시간 전인 20일 오후 인터뷰에서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면서도 "큰 틀에선 '굉장히 심각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하는 분위기가 읽힌다"고 말했다. 비록 대변인이 아니라 초재선 의원 자격으로 말했다지만 당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이 총리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실제로 비박계인 이재오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강도높게 이 총리를 비판했다.친박계에서도 현직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최악이란 의견이 확산됐다. 야당의 공세는 충분히 예상됐다지만 이처럼 친정인 여당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에 이 총리가 더 자리를 고수할 근거가 약해졌다.



이 총리의 고향이자 정치기반인 충청권도 흔들렸다. 충남 출신 경제인이자 정치인이던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이 총리의 대립각에 실망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충청권 인사들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지고 이 총리가 대정부질문에 선 이후 "이 총리에 대한 지역 민심이 좋지않다"고 말해 왔다.

여기에 야당 주도의 해임건의안 제출이 가시화된 것도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새누리당의 든든한 뒷받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은 20일 엄포 수준을 넘어 실제 건의안 제출을 가시화했다. 21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논의한다는 사실은 새누리당에도 부담이 됐다.

결국 21일은 이 총리 거취 결정의 마지노선이 된 셈이다. 이 총리는 이런 국면에서 자진사퇴로 대통령과 여당 부담을 덜었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밀려나기보단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인 입장에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경질이나 해임건의안은 정치인으로서 최악이다. 저희 정치선배인 총리를 위해서라도 (자진) 사퇴를 하는 것이 재기의 가능성 열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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