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얼굴, 정맥 패턴 등 생체정보 인식기술이 모바일·핀테크(Fin-TECH)와 결합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현재 출입통제, 근태관리 등 일부 특수 보안 용도에 머물던 생체인식 시장이 모바일 결제의 새로운 본인인증 서비스로 잇따라 채택되면서 대중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
지문인식은 생체인식 기술 중 모바일 분야에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다.
애플의 '애플페이'가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 시 지문 인식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애플페이는 서비스 4개월여 만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만 8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지문인식 시스템. '애플페이'의 본인인증 수단으로 이용된다. /사진제공=애플.
이 시각 인기 뉴스
사람의 눈, 코, 입 등 배열과 특징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는 '안면인식' 기술도 속속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채택될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인 '안트파이낸셜'을 통해 안면인식 기반의 결제 시스템 '스마일 투 페이'를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애플도 최근 미국 특허청에 셀카(셀프카메라) 촬영을 통해 작동하는 안면 인식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당장은 모바일 기기 보안 용도로 아이폰에 탑재되지만, 향후 '애플페이'의 또 다른 본인확인 시스템으로 도입될 가능성도 보인다.
다른 생체인식 기술도 마찬가지다. 캐나다 바이오님사는 웨어러블 기기 착용자의 심장박동을 확인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밴드 '님미 밴드'를 선보였다. 영국 할리팍 은행 역시 지난 달 웨어러블 기기의 심장박동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본인인증 서비스를 시범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외에 미국 BIYO사도 지난해 2월 손바닥 정맥패턴과 카드정보를 사전에 등록한 뒤 가맹점에서 정맥패턴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모바일 생체인증 대중화의 관건…모듈 소형화 등 기술 향상
시장조사업체 AMI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생체인식 시장은 올해 50억 달러 규모(약 5조4200억원)에서 매년 90%씩 성장해 2020년 연 333억 달러(약 36조1000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결제 및 생체 인식 기술 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전자결제 전문업체인 다날과 생체인식 보안기업인 크루셜텍이 '바이오페이'를 합작 설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바이오페이는 올 상반기 중 지문인식 기반의 결제서비스 바이오미(BioME)를 시작할 계획이다. 편백범 바이오페이 대표는 "앞으로 모바일 인증 시장에서 지문인식을 비롯한 생체인식 기술은 보편화되면서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생체인식 전문기업인 슈프리마도 올해 중 모바일 분야에 적합한 지문 및 얼굴인식 모듈을 개발, 모바일 인증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모바일 핀테크 뿐만 아니라 향후 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되는 모든 기기에도 생체인식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전문가들은 생체인식 기술이 모바일 시대 가장 강력한 본인 확인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인식률 개선, 모듈 소형화, 기술 표준화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