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서 '미움받을 용기'
나 역시 다른 사람이 했던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언급을 돌려 들어본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 이 경우 분노와 수치스러움, 자괴감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모두가 날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시간 힘들었다.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 그렇지 못했을 경우 사회성이 결핍된 사람이라는 생각은 '긍정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모두 공통적으로 쓰고 있는 굴레다.
내가 처음 아들러의 심리학을 접한 것은 아동의 열등감에 대해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으로 풀어낸 교육 관련 논문을 읽었을 때다. 개인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무의식'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는 프로이트적 심리학에 비해 아들러의 심리학은 개인의 주체성을 매우 강조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아들러는 모든 개인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며 이는 개인의 의지와 용기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들러가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어가는 '개인'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안, 학벌, 스펙, 국적 등 사회적으로 이미 위치 정해진 것들 사이에서 좌절을 맛보고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은 포기하는 일밖에 없다는 '삼포세대'들, 산업 사회 속에서 언제든 대체가능한 인력으로 불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나 자신의 의지와 용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에서 현대 성과사회는 모든 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고 사회구조적 모순을 외면한 채 살아남지 못하는 개인을 낙오자로 치부해버린다고 이야기한다. 아들러의 심리학 역시 잘못 해석할 경우 모든 인간관계에서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능력 부족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아들러 심리학 서적들은 아들러 심리학의 한 부분만을 대중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개인 심리학'이라는 것이 모든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간단한 논리가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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