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논란이 지속되자 태씨는 지난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바카라 게임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억대 도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사저널USA 대표 A씨가 기사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를 요구했다"며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도박은 했지만 '억대' 아니다" vs "억대 그 이상"
현재 태씨와 A씨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A씨의 주장은 다릅니다. A씨는 지난 26일 한 방송에 출연해 "태씨가 억대 도박을 했다는 증거를 기필코 제출할 것"이라며 "(태씨의 도박 액수가) 억대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그 근거로 보통 바카라 게임에서의 배팅 액수를 제시했습니다. 평균적으로 200∼300달러(약 22만원∼약 33만원)씩을 배팅하고 바카라 게임을 세시간 정도 했다면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가 넘는 금액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태씨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카지노 지배인에 대해서도 논란이 무성합니다. 이 지배인은 "태씨가 1000달러를 바꿔 게임을 시작해 나갈 때는 6000달러를 바꿔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돈을 바꿀 때 직접 통역을 해줬기 때문에 기억한다는 설명도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A씨는 "태씨가 자신이 도박을 한 '헐리우드 파크'가 아닌 평소 태씨와 친분이 있던 '허슬러 카지노'의 지배인을 출연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태씨는 기자회견에서 A씨가 기사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태씨의 지인 하워드 박에게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는데요. 이에 대해 하워드 박은 "대표가 태씨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아달라고 얘기했다"며 "A씨가 태씨에게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가수 태진아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억대 원정 도박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결국 이들의 분쟁은 법적 문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태씨 측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인데요. 태씨 측은 현지 카지노 직원의 진술이나 A씨와의 녹취록 등 모든 증거들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A씨 측은 이 증거들이 조작됐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상 이런 경우에 민사 재판은 수사기관에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번 경우에도 검찰에서 먼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법적 책임 문제를 가리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조언합니다.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른 만큼 결국 A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인데요. 그런데 A씨가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졌고 거주지도 미국인 만큼 검찰 수사에 협조적으로 임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의혹을 풀기 위한 중요 열쇠인 카지노의 CCTV 역시 대부분의 업체가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제공을 꺼리고 있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순탄치 못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외국인이더라도 기소를 할 수는 있지만 불리한 입장인 피고인이 제 발로 한국에 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공조라는 절차를 통해서 소환할 수 있지만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11년 방송인 한성주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대만 국적의 크리스토퍼 수를 고소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씨는 크리스토퍼 수가 다른 사람과 공모해 인터넷에 허위 사실 등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당시 검찰은 크리스토퍼 수의 행방이 불분명하고 검찰 출석에 불응하고 있어 조사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태씨를 둘러싼 도박 의혹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법적 책임을 가리기 어려운 만큼 서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합니다. 현재 태씨 측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건의 향방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데요. '억대 도박' 의혹을 둘러싼 태씨와 A씨의 법적 공방, 어떻게 진행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