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3A호 발사]한국형발사체로 '원정 발사' 설움 벗는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5.03.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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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센서 위성로 공공·민간 부가가치 기대…우주기술 민간 이전 가속화 계기될 듯

아리랑3A호 발사장면/사진=항우연아리랑3A호 발사장면/사진=항우연


26일 오전 7시 8분(한국시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선 토종 기술로 8년간(2006년~2013년, 총 사업비 2359억원) 사력을 다해 만든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3A호'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인공위성 본체 개발 기술 최약체의 '대반전 드라마'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이 발사한 13번째 위성 아리랑3A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번 아리랑3A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적외선센서가 탑재된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또, 아리랑3A호 가동으로 우리나라는 '광학·레이더·적외선' 등 3가지 방식의 '전천후 지구관측 체계'를 갖추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이 아리랑3A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세계적 수준의 상용 관측위성 운영국가로 올라섰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이랑3A호 상상도/사진=항우연 아이랑3A호 상상도/사진=항우연
◇아리랑3A호는 무슨 일 하나



아리랑3A호는 앞으로 3~6개월간 위성체 및 탑재체 기능시험 등 초기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임무수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리랑3A호는 지름 2m, 높이 3.8m, 태양전지판 폈을 때 폭 6.8m에 무게는 1.1톤으로, 앞으로 4년간 지구 주변 528㎞ 상공을 하루 15번씩 돌며 밤과 낮 하루 2차례씩 △도시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 분석 △산불 및 화산폭발, 기름유출사고 등 재해·재난 모니터링 △지반침하 및 토지오염, 농작물 작황 등 국토·자원·환경 감시 등의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국내 위성으로는 최초로 고성능 적외선센서(해상도 5.5m)와 국내 최고 해상도 광학센서(흑백 0.55m, 컬러 2.2m)를 탑재해 주·야간, 악천후 기상 조건에서도 지구를 24시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해상도 0.55m급 전자광학카메라는 가로세로 각각 55㎝짜리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수준으로 지상의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아리랑3A호가 지구로 보내오는 고해상도 영상은 국내 공공적인 수요 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상당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해외 위성영상 수출로 외화 확보는 물론 유엔(UN) 산하의 국제적 재난·재해 활동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 위성관측센터 모습/사진=항우연 대전 위성관측센터 모습/사진=항우연
◇민간기업 우주기술 이전 가속화

지난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성 본체 기술 수준은 8위로 미국(1위)과 유럽(2위), 러시아(4위), 인도(7위) 등 우주기술 선진국은 물론 주변 이웃국가들인 일본(3위)과 중국(7위) 등에도 한참 뒤처져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리랑3A호 발사 성공으로 위성 기술 최약체국이란 오명을 벗게 됐다. 이는 특히 민간기업의 기여도가 컸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리랑3A호 개발에 참여한 국내 기업 중 한국항공우주산업(KAI)-AP항공 컨소시엄은 본체, 한화는 추진계, 두원중공업은 열제어계, 대한항공은 구조계, 쎄트렉아이는 수신시스템 개발을 자력으로 이끌었다.

우리 정부는 아리랑3A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우주 기술 민간 기업 이전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22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밀 지상관측용 차세대 중형위성 2기를 민간 기업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이제 인공위성 사업은 수출용 위성을 만들어 국익을 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민간기업 참여를 이끌 지원책을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는 '한국형발사체' 개발

발사체가 없어 '원정 발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가의 설움이 이번 아리랑3A호때도 되풀이 됐다. 예정보다 2년간 미뤄졌던 '아리랑5호'(2011년) 발사에 이어 아리랑3A호도 지난해 11~12월 사이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4개월 간 지연됐다. 두 경우 모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때문이었다. 그렇게 입은 위성 유지비와 인건비 손해가 막대하다.

이번 아리랑3A호의 성공적 발사로 한국형 발사체(KSLV-2)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SLV-2는 2021년 3월까지 총 1조9572억 원을 들여 개발될 예정이다.

미래부는 "외국 발사체가 아니라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 올려야 진정한 의미의 위성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1.5톤급 국내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KSLV-2 개발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아리랑6호, 차세대소형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와 2B호 등 총 4기의 위성을 추가로 개발 중이다. 차세대소형위성은 2016년, 아리랑6호는 2019년에 발사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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