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3A호 발사]위성 기술 최약체의 '대반전 드라마'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5.03.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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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번째 적외선 위성 보유국으로 우뚝…"우주기술 민간 이전,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힘써"

아리랑3A호 발사장면/사진=항우연 아리랑3A호 발사장면/사진=항우연


26일 오전 7시 8분(한국시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선 토종 기술로 8년간(2006년~2013년, 총 사업비 2359억원) 사력을 다해 만든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3A호'(이하 3A호)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3A호 발사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발사 후 약 15분 뒤 발사체(드네프르)와 분리됐고, 약 32분 후 남극의 트롤(Troll) 지상국과 최초 교신을 통해 위성 궤적 확인 및 태양전지판 전개를 확인하면서 정상궤도 진입을 알렸다. 약 87분 뒤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드 지상국과도 두번째 교신도 성공했다.



발사 후, 약 5시간 56분이 지난, 오후 1시 4분경,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관제센터에첫 교신이 잡혔다. 센터 연구원들은 박수를 치며 성공을 자축했다. 지난 2013년 1월, 2차례 실패 끝에 성공한 나로호 발사 때 감동이 또한번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센터 측은 "위성체의 전반적인 상태가 종합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우연 지상관제센터 모습/사진=항우연항우연 지상관제센터 모습/사진=항우연
3A호는 앞으로 3~6개월간 위성체 및 탑재체 기능시험 등 초기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임무수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3A호는 국내 위성으로는 최초로 고성능 적외선센서(해상도 5.5m)와 국내 최고 해상도 광학센서(흑백 0.55m, 컬러 2.2m)를 탑재해 주·야간, 악천후 기상 조건에서도 지구를 24시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3A호 가동으로 우리나라는 '광학·레이더·적외선' 등 3가지 방식의 전천후 지구관측 체계를 갖추게 됐다. 항우연 관계자는 "3A호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적외선센서가 탑재된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3A호는 앞으로 4년간 528km 상공에서 도시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 분석, 산불 및 화산폭발 등 재해 재난 모니터링, 국토·자원·환경 감시 등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3A호는 인공위성 본체 개발 기술 최약체의 '대반전 드라마'로도 기록됐다. 이는 특히 민간기업의 기어도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성 본체 기술 수준은 8위로 미국(1위)과 유럽(2위), 러시아(4위), 인도(7위) 등 우주기술 선진국은 물론 주변 이웃국가들인 일본(3위)과 중국(7위) 등에도 한참 뒤처져 있는 상황이었다.

3A호 개발에 참여한 국내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AP항공 컨소시엄(본체), 한화(추진계), 두원중공업(열제어계), 대한항공(구조계), 쎄트렉아이(수신시스템) 등이다.

아리랑3A호 상상도/사진=항우연 아리랑3A호 상상도/사진=항우연
3A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민간 기업으로의 우주기술 이전은 이전보다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22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밀 지상관측용 차세대 중형위성 2기를 민간 기업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이제 인공위성 사업은 수출용 위성을 만들어 국익을 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민간기업 참여를 이끌 지원책을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이다. 발사체가 없어 '원정 발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가의 설움이 이번 3A호때도 되풀이 됐다. 예정보다 2년간 미뤄졌던 '아리랑5호'(2011년) 발사에 이어 3A호도 지난해 11~12월 사이 발사될 계획이었으나 4개월간 지연됐다. 두 경우 모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때문이었다. 그렇게 입은 위성 유지비와 인건비 손해가 막대하다.

미래부는 "외국 발사체가 아니라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 올려야 진정한 의미의 위성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1.5톤급 국내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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