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 일본 증시, 지금이라도 올라 탈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5.03.27 06:38
글자크기

日 증시 급등에 증권업계, 앞다퉈 일본 기업 연구

증권업계가 앞다퉈 일본 기업 연구에 나서고 있다. 일본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주요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되며 일본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어서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살아남은 기업들의 DNA를 분석해 한국 투자에 접목해보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日 증시 연초 이후 11% 급등...2만선 눈앞=일본 닛케이지수는 26일 1.39% 하락한 1만9471.12에 장을 마쳤다. 배당락(27일)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다 이날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에 동반 하락했지만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1.5%가 올랐다. 지난해 연간 7.1% 상승한데 비하면 급격한 오름세다.



일본 펀드도 수익률이 비상하고 있다. 펀드평사가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616억원으로 가장 많은 KB스타재팬인덱스자A는 연초 후 수익률이 13.84%에 달한다. 프랭클린재팬자A도 13.97% 상승했고 피델리티재팬자A는 11.82%,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자1A는 11.78%,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자 1(H)A는 11.59% 올랐다. 이들 펀드는 1년 수익률도 30~40%에 육박한다.

달리는 말 일본 증시, 지금이라도 올라 탈까


일본 내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연내 상승세를 지속해 2만선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만선 돌파는 2000년 이후 약 15년만의 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4일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감도 있지만 일본 기업의 변화에 주목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진행되고 있디"며 "올해 실적을 감안할 때 지수가 조만간 2만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올들어 일본 증시 상승을 이끈 동력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3월 결산법인이 많은 일본 증시에서는 3월말인 지금이 2014 회계연도를 마무리하고 2015 회계연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일본 카부닷컴증권이 도쿄증시 1부에 상장돼 있는 1786개사(금융업 제외)의 2014 회계연도 순익을 조사한 결과 1096사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의 약 4분의 1인 420개사는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부닷컴증권은 "2015년에는 전반적으로 이익이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본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에 대한 분석 요구 늘어=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도 '일본 기업 다시보기'가 활발하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펀드매니저들의 요청으로 지난 9일부터 13일동안 22개 일본 기업 방문을 주선했다. 삼성증권은 닛산자동차, 덴소, 아이신 세이키, IHI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을 탐방하고 왔다. 일본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한국 기업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전략 연구원은 "일본 대기업의 이익은 기대 이상으로 좋아졌다"며 "엔화 약세 효과뿐만 아니라 지난 수 년 간에 걸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체질이 훨씬 강해졌다"고 밝혔다. 일본의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은 더이상 한국의 경쟁상대가 아니지만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자동차, 기계, 중공업, 화학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고 수익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되면 앞으로 일본 기업들의 전략이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중기 실적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일본자동차 업체의 엔화 약세 효과는 2005~2007년에 비해 크지 않다"며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및 이익 증가보다는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저금리 속에서도 살아남은 일본 기업을 국내 기업과 비교해보는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는 부동산 개발을 통한 거래 수익은 사라지는 반면 임대료는 공실률에 대한 위험만 회피하면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보인다"며 "일본의 미쯔이부동산, 다이토켄타쿠처럼 건설업에서 임대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회사를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