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 60조원 '사상 최대'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부진 등으로 전사 실적이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흐름이 크게 악화됐지만, 투자 및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 유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현금의 수위를 조절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36조9754억원으로 2013년(46조7074억원)보다 9조7320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7조804억원 줄어든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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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대신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을 같은 기간 44조7470억원에서 32조8064억원으로 11조9406억원(-26.7%), 재무 활동을 위한 유출도 4조1370억원에서 3조571억원으로 1조799억원(-26.1%)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금을 만기가 짧고 현금화가 쉬워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 금융상품 및 단기매도가능금융상품에 대거 투입했다.
삼성전자의 단기금융상품은 2013년 36조7227억원에서 지난해 41조6898억원으로 4조9671억원(13.5%) 증가했고, 단기매도가능금융상품 역시 1조4885억원에서 3조2868억원으로 1조7983억원(120.8%) 급증했다.
◇美 애플의 1/3에도 못미쳐
업계는 삼성전자의 '곳간'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27조원 수준이던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2012년 37조원 △2013년 54조원에 이어 60조원대로 불어났다.
이같이 막대한 실탄은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는 '미래 먹거리 찾기'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간 삼성전자는 모두 8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강자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모자라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경쟁자인 애플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약 194조원을 쌓아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보다 3배 이상 많다.
애플이 스마트폰에만 투자하는데 비해 삼성전자는 반도체나 LCD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과 스마트폰 등을 영위하는 측면에서는 자금력에서 애플에 뒤진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각각 94조원과 68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 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