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기동복 등 6만점도 '짝퉁'… 12곳 檢 고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5.03.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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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복·근무복 등 납품 피복 31만개 중 6만4000점 '미검사'…특수방화복 업체 2곳도 추가 고발

김홍필 소방정책과장이 소방관 피복(기동복·근무복) 등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김홍필 소방정책과장이 소방관 피복(기동복·근무복) 등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검사를 받지 않은 소방관 특수방화복이 유통돼 논란이 된 데 이어 기동복·근무복 등 피복 6만4000점도 검사를 받지 않은 '가짜'인 것으로 확인돼 인증 시스템의 총체적 허술함이 드러났다.

국민안전처는 6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KFI 검사를 받지 않은 '가짜 피복' 6만4000개가 유통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업체 12곳을 지난달 17일과 지난 5일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소방관이 입는 피복은 기동복과 근무복 등 평상시 입는 옷들이다. 하지만 피복 중에서도 기동복의 경우, 특수방화복과 함께 입기 때문에 내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안전처에 따르면 일선 소방관서에 지금까지 납품된 피복은 총 31만점으로,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약 200억원어치다. 이중 12개 업체에서 제작된 6만4000개의 피복이 KFI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일선 소방관서에 납품된 것이다.



소방관 특수방화복 총 5365벌이 지난 2010년부터 5년 간 납품돼 온 사실이 드러나 해당 업체가 검찰에 고발된 데 이어, 이번에 피복 6만4000점까지 검사를 받지 않은 '가짜'임이 드러나 KFI 인증을 통한 납품체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또 안전처는 고발을 보류한 바 있던 특수방화복 미검사 납품업체 나머지 2곳에 대해서도 지난 5일 추가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안전처 관계자는 "지난달 고발하지 않았던 나머지 특수방화복 제조업체 2곳도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추가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사를 받지 않은 '가짜 특수방화복'이 실제 문제가 있는 제품인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안전처 관계자는 "이미 유통돼서 사용한 특수방화복들이라 사용 중 발생한 문제점인지 원래 문제가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또 안전처가 KFI에 검사를 의뢰하면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검찰과 공조를 통해 가짜 특수방화복이 실제 성능에 문제가 있는 지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처는 가짜 방화복으로 드러난 납품체계 개선을 위해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처 관계자는 "납품 시스템의 문제 파악을 위해 감사원에 의뢰할 계획"이라며 "납품과정에서 업체가 가짜 방화복을 끼워 넣지 못하도록 KFI에서 직접 소방관서에 배송케 하는 등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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