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일 '국제하이엔드 오디오쇼'에서 선보이는 최첨단 오디오 스피커들. 왼쪽부터 독일 MBL 사의 무지향성 스피커, 미국 매지코사의 스피커, 영국 B&W 스피커, 영국 메리디언사의 액티브 스피커. /사진제공=한국수입오디오협회
“재즈 피아노의 거장 데이브 브루벡의 라이브 연주 음반을 들으면서 무대에 가득 찬 뽀얀 담배 연기의 느낌과 청중들의 콜록거리는 기침소리가 실감나지 않아 고민한 적도 있다. 빅토리아 뮬로바가 연주하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음 뒤에 숨어있는 공기의 울림을 문제삼기도 했다. 그래서 스피커 스탠드에 볶은 모래를 넣어보기도 하고, 문짝 두께가 얇아 공명으로 음이 탁해질지 모른다며 아파트 문짝을 봉해버린 적도 있었다.”
독일 트랜스로터사의 턴테이블.
진정한 오디오파일은 하나의 명품 브랜드가 만든 완성형 오디오가 아닌, 각 부품의 최고 제조업체가 생산한 조립형 오디오를 선호한다. 심한 경우 배선 하나도 수백만원을 들여 지불할 정도다.
국내 오디오파일들은 대략 3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잠재적인 수요까지 합치면 300만 명에 이른다는 추정치도 있다. 소리에 미치고, 최신 부품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이들을 위해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오는 13~15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수입오디오협회가 주최하는 ‘2015 국제하이엔드 오디오쇼’(KHAS 2015)가 열리기 때문.
지난해 열린 '오디오쇼'에서 한 강사가 독일 첨단 오디오 시스템 시연회에서 음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입오디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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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앤아날로그사의 음원플레이어 '칼릭스 엠'(Calyx M).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하이엔드오디오 시스템은 최고의 소재와 기술을 투입해 최고의 음향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종 음악 기기 속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손상이나 가감 없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재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시스템은 거짓이나 왜곡이 없다.
좋은 소리란 결국 음악가가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오디오 시스템은 창작자가 원하는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는 의미다. 변변치 못한 연주를 그럴싸하게 들려주는 오디오 시스템은 하이엔드 오디오 판정에서 ‘부적격’인 셈이다.
가격대는 주로 5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에서 형성된다. 참고 품목 중에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프리미엄 오디오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프리미엄 오디오가 일반 애호가를 대상으로 ‘원 브랜드 토털 시스템’을 지향한다면 하이엔드 오디오는 순수 음악 애호가를 대상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춰 조합하는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네트워크 오디오’다. 음악 파일을 미디어 서버(또는 네크워크로 연결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서 이들 파일을 공유하면서 음악을 재생하는 오디오 시스템을 일컫는다. 최근엔 일부 하이엔드 업체들이 LP(long playing·아날로그 레코드)를 실시간 고해상도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해 음악을 재생하는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미국 모멘텀사의 앰프.
녹음 스튜디오 ‘오디오 가이’가 준비한 특별 이벤트도 볼거리다. ‘라이브 음향과 녹음 음향’을 비교 감상하는 특별 이벤트에선 뮤지션의 공연을 즉석에서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으로 재생한 것과 녹음한 것을 애호가들이 직접 비교 체험할 수 있다.
또 매일 행사 당일 오후 1시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 13일 클래식 음악단체 ‘바흐솔리스텐 서울’, 14일 재즈 앙상블 ‘최경식 쿼텟’, 15일 국악 연주그룹 ‘불세출’의 무대가 이벤트홀에서 펼쳐지고, 게릴라 콘서트 형식의 음악 공연이 전시장 곳곳에서 불시에 열린다.
이벤트가 열리는 3일간 관람객 1명을 추첨해 매일 150만~200만원 상당의 고급 오디오도 제공한다.
지난해 '오디오쇼'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고음질 헤드폰으로 음악을 비교, 청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입오디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