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2000 뚫은 코스피, 이번엔 다를까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5.03.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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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개장 초반 2000선을 돌파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4.29포인트(0.21%) 오른 2,001.10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스1 코스피가 개장 초반 2000선을 돌파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4.29포인트(0.21%) 오른 2,001.10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스1


올 들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다. 장중 고점 기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의 일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2000선 돌파에 대해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대외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해 주요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역시 저평가돼있는 만큼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4.57포인트(0.9%) 오른 5008.10을 기록하며 15년 만에 처음으로 5000고지를 뛰어 넘었다. S&P500 지수도 12.85포인트(0.61%) 오른 2117.35로 마감하며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이제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안착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장중 기준 5개월 전에도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유가 급락에 따른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와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1800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환경이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급락했던 유가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황이고 유로존 탈퇴 우려까지 빚어낸 그리스 사태도 구제금융안 연장에 합의하며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악재 완화에 이어 호재까지 겹치고 있다. 매달 600억유로에 달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이달부터 시작되고 중국 역시 1개월 반 만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꺼내들며 경제성장률 올리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실도 다져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4분기에는 조선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제는 상당부분 부실을 떨쳐냈다. 여기에 저유가로 인한 비용감소와 환율 효과 등에 의해 2분기를 기점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 큰 우려로 작용했던 삼성전자 역시 최근 선보인 갤럭시S6가 호평을 받으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1분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형주들이 코스피 상승의 중심에 서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인상을 기점으로 코스피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까지 이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잠시 주춤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부분이 많은데 실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며 "미국으로 돈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국내 쪽에서 자금이 크게 빠져나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대외적으로 불안요소가 남아있는데다 시장을 이끌만한 주도주 성격의 종목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종목간) 순환매 양상만 나타나는 상황으로 아직 축포를 터트리기는 이르다"며 "시장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지 않다보니 상승탄력도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센터장은 이어 "지속적인 순매수로 지수의 안전판을 해온 연기금의 자금 추이와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여부가 코스피 2000안착을 가늠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유럽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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