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계 총수들, "불러주신 것만도 영광입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5.03.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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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국 양회]양회를 뛰는 인물들②-중국 경제 주무르는 재계 인사도 '총집결'

양회의 인물로는 중국 경제를 쥐락펴락한다는 재계 인사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자신들이 세운 기업의 총수이자 CEO지만 양회 기간만큼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대표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변신한다. 양회가 중국 중앙정부의 한해 정치·경제 정책을 총망라하므로 이들 재계 인사의 등용은 어색하지 않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양회의 재계 주요 인물 중 '류링호우'(60년이후 생) 세대가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 류링호우 세대는 중국 근대화의 기수이자 고속 경제성장을 이끈 장본인으로 꼽힌다.



◇근대화 기수, '류링호우' 세대 기업인들 대거 참여

얼마 전 마윈 회장을 제치고 중국 부호 1위에 오른 한넝홀딩스그룹 리허쥔 회장은 1967년생으로 올 양회에서 정협 위원으로 활약한다. 리 회장은 베이징교통대학을 졸업하고 27살인 1994년 한넝홀딩스그룹을 설립해 청정에너지사업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태양광 박막발전산업 등 미래형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넝그룹의 에너지사업은 실적이 불분명하고, 회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쑤닝그룹 장진둥 회장도 정협 위원으로 활약하는 류링호우 세대의 대표주자다. 1963년생으로 1987년 단돈 10만위안을 들고 에어컨 대리점으로 창업했다. 이후 에어컨 가전기업으로 사세를 키운 뒤 최근에는 대형마트를 앞세운 종합유통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양회의 류링호우 재계 인물로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리엔홍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리 회장은 해외 유학파 출신으로 뉴욕에서 석사 학위를 딴 후 유명 인터넷 기업인 인포시크에서 검색 엔진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후 1999년 31세 나이로 바이두를 창업해 중국 검색 사이트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갖는 IT기업으로 키웠다.

양회를 대표하는 IT 기업 인물로는 샤오미의 레이쥔 사장도 유명하다. 2010년 설립한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 부문에서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공기 청정기에 이어 스마트 정수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특히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도 각각 1963년생으로 양회에 참여하는 이들 류링호우 기업인들은 미래가 더 기대된다는 평가다.


중국 양회에는 60년이후 출생자로 중국 경제를 짊어지고 갈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한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사이두인 바이두 리옌홍 회장(사진 왼쪽)이 대표적인 경우로 그는 수년째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자격으로 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사진은 지난해 양회 때 리 회장이 취재진에 답변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사진=바이두)중국 양회에는 60년이후 출생자로 중국 경제를 짊어지고 갈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한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사이두인 바이두 리옌홍 회장(사진 왼쪽)이 대표적인 경우로 그는 수년째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자격으로 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사진은 지난해 양회 때 리 회장이 취재진에 답변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사진=바이두)


◇"업체 대변만 한다" 기업인 참여 불만도 제기

인터넷 메신저와 게임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텐센트(텅쉰) 마화텅 대표와 게임 콘텐츠업체인 샨다그룹 천티엔차오 회장도 각각 1970년 이후 태어난 젊은 피로 올해 양회에서 정협 위원으로 활약한다.

이밖에 스마오 그룹 쉬롱마오 회장은 정협 위원으로, 와하하그룹 종칭허우회장과 신시왕그룹 류용하오 사장, 썬마그룹 치우광허 사장은 각각 전인대 대표로 양회에 참석한다.

여성 CEO로는 리샤오린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과 에어컨 생산업체인 주하이거리그룹 둥밍주 회장, 메이디그룹 위안리췬 부총재 등이 이번 양회에서도 전인대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자단박물관 천리화 관장과 주룽제지유한공사 장인 사장은 각각 정협 위원으로 활약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하우가 풍부한 기업인들이 양회에 참여한다고 해서 당장 정책으로 시행할 만한 안건들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기업인들이 지나치게 자신들의 업종을 대변하려고만 한다는 불만도 들린다.

한편 2일 중국 신문화보에 따르면 올해 양회에 참석하는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 중 중국 부자 상위 100위(후룬리포트 랭킹 기준) 안에 드는 인물은 총 36명으로 이들 자산 합계는 1조2000억 위안(한화 211조원)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 1년 국내총생산(GDP, 1조690억위안)를 앞지르는 규모다.

특히 리허쥔·종칭허우·마화텅·리옌홍 회장의 자산은 평균 1000억위안(17조6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들 중 3명 자산만 합쳐도 중국 남부 최대 관광지인 하이난성의 1년 GDP(3500억 위안)을 뛰어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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