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엽총난사 사건 희생자 빈소, 추모행렬 잇따라

머니투데이 화성(경기)=안재용 기자 2015.02.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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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밤 경기 화성장례식장 / 사진=안재용 기자지난 27일 밤 경기 화성장례식장 / 사진=안재용 기자


"할머니이 할머니이"

화성 엽총난사 사건 피해자 백모씨(84·여)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유족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유족들은 비교적 조용하게 감정을 절제하고 있었지만 시신이 앞에서는 더 이상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27일 오후 11시30분쯤 경기 화성장례식장. 화성 엽총난사 사건에 희생된 피해자들과 순직한 이강석 파출소장의 빈소에 추모자들의 행렬이 잇달았다.



어머니의 시신을 마주한 큰 아들은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몸에 힘을 잃고 쓰려지려는 것을 주변에서 부축하여 겨우 걸음을 뗄 수 있었다. 고인의 손녀들은 할머니를 애타게 부르며 오열했다. 시신을 운구한 차가 도착하자 손자로 보이는 청년이 한 아주머니를 끌어안고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

유족들은 가족을 아꼈던 고인들을 떠올리며 슬퍼했다. 숨진 전모씨(86)와 백모씨의 큰아들은 사고 소식을 들은 직후 충격을 이기지 못해 기절했다가 몇 시간 만에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유족들은 장례식장 3층에 모여 이렇게 되실 분이 아니라며 안타까워했다.



범행을 일으킨 피의자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해자의 조카 백모씨는 "물려받은 재산 다 까먹고 금광 개발한다고 나이 먹어서 헛꿈이나 꾸었다"며 "나이가 75살인데 언제까지 형이 도와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번 도와줬는데도 보상받은 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꾸 와서 그러더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피해자 전모씨가 화성지회장으로 활동했던 6·25참전자회 회원들도 고인의 덕을 기리며 죽음을 아쉬워했다. 한 회원은 "평소 존경하던 어르신이 권하시지 않았다면 이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전쟁에서도 살아오신 분이 이렇게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피해자 전모씨는 무공수훈장을 받은 국가유공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피해자들의 부검이 끝나는대로 장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2일 발인하고 남양동 선영에 장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피해자들을 구하려다 순직한 이강석 경기 화정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44)의 빈소에는 각계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저녁 김종양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50여명의 동료 경찰들이 빈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빈소서 장례 절차를 도왔다. 해당 지역구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빈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3월 1일 오전 10시에 화성서부경찰서에서 경기지방경찰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한 후 수원 선화장에서 화장할 예정이다. 또 국가유공자로 신청하고 대전국립현충원에 봉안 할 예정이다. 경찰위로복지기금, 유족보상금 등도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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