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무슬림 피랍 日언론인들 생존 이유가 '개종' 덕분?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2.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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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네오카 고스케. 쓰네오카 고스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일본 인질 2명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後藤健二)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과거 시리아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무슬림으로 개종해 목숨을 건진 일본 중동 전문 기자 쓰네오카 고스케(常岡浩介)가 재조명되고 있다.

쓰네오카는 이번 일본 인질 문제 해결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출신 중동 전문 기자였던 쓰네오카는 2010년 3월 아프가니스탄 취재 도중 북부 쿤두즈주(州)에서 탈레반 통역과 함께 무슬림 무장단체에 피랍됐다가 다섯 달 만에 풀려났다.



당시 자신을 탈레반이라고 주장했던 이 무장단체는 쓰네오카의 몸값으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요구했다. 쓰네오카는 석방 직후 아프간 수도 카불의 일본 대사관에 머물면서 트위터를 통해 "범인들은 탈레반이 아니다. 그들은 부패한 군벌이었다"며 "그들은 탈레반인 척 하면서 일본 정부를 공갈 협박했다"고 밝혔다.

당시 카불 주재 일본 대사관은 쓰네오카가 언제 어떻게 석방됐는지 등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도 "일본 정부와 피해자의 가족은 범인들에게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무장세력과의 협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쓰네오카가 이미 2000년쯤 무슬림으로 개종,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자신을 'IS의 친구'라고 표현하는 쓰네오카는 칼리프와 IS의 내부 사정을 보도하도록 허용된 유일한 외국인 기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IS의 일본인질 살해 협박 때 자신이 나카타 고(中田考) 전 도시샤(同志社) 대학 교수와 함께 협상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가타 전 교수는 현재 일본의 저명한 이슬람율법학자로 역시 이슬람 개종자다.

일본판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쓰네오카는 지난해 9월 취재중에 만난 자칭 IS 사령관이라는 인물로부터 IS에 인질로 억류된 하루나 유카와의 재판에서 통역을 맡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쓰네오카는 나카타 전 교수와 시리아 현지로 가 사령관으로부터 "유카와에게 몸값을 요구하지 않겠다. 본보기 처형도 없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그후 연락이 두절돼 유카와를 만나지 못한 채 귀국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한 일본 대학생들이 사전 예비 및 음모 혐의로 조사된 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2012년 6월에는 시리아 반군이 유튜브를 통해 무슬림으로 개종한 일본 출신 카메라맨의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이 카메라맨은 아랍어로 "알라 신과 선지자 무하마드 외에 다른 신은 없다"고 외치며 물로 얼굴과 손, 발을 닦아내는 정화 의식을 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묻는 시리아 반군에게는 "무스타파"라는 무슬림 이름을 답했다. 영상 속 그의 일본어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연달아 공개된 영상에서는 라마다 금식기간이 끝난 뒤 시리아 반군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당시 이 영상을 소개한 프랑스 매체 프랑스24는 시리아 반군이 자신들의 무기나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폭격 등을 홍보하기 위해 종종 영상을 활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의 무슬림 개종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선전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성취를 홍보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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