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도입에서 제품판매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유가가 떨어지고, 비축분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정유업계의 유례없는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재고평가손실규모에 따라 적자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4사 3분기 누적 매출 및 손실규모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회사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이 714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봤다. GS칼텍스는 379억원, S-OIL은 108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7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재고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기록됐다.
유가의 바닥을 잘못 예측하고, 통상 계절적으로 성수기인 겨울철을 앞두고 원유비축량을 늘린 점 역시 지난해 4분기 재고평가 손실을 키운 원인 중 하나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또 재고평가손실과 별도로 원유도입과 석유제품 판매 시점까지 걸리는 한달여 동안의 평가손실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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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분기 359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봤는데, 여기에 원유도입-제품판매까지 발생한 재고손실 1541억원을 더해 총 1900억원대 재고관련손실을 기록했다.
다른 정유사들도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이 구도에서 자유롭지 않다. 4분기 유가하락세가 가속화된 만큼 재고관련손실(재고평가손실+원유 도입 중 유가하락에 따른 손실) 규모는 이전 3분기 누적에 비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선 규모가 가장 큰 SK이노베이션 (109,600원 ▲600 +0.55%)이 6000억원대, GS (43,150원 ▼850 -1.93%)칼텍스와 S-OIL (70,300원 ▲200 +0.29%)은 4000억원 안팎의 재고관련손실이 예상된다. 매출 및 설비규모가 작고, 고도화율이 높아 싼 원유 사용이 가능한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4분기 1000억원대 재고관련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3분기 누적 97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정제마진(원유를 정제, 석유제품으로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 약세인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둔화의 악순환이 이어진 탓이다. 여기에 4분기 대규모 재고관련손실이 반영될 경우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업계에선 재고평가손실은 실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현재 유가하락 국면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지난해 발생한 재고평가손실은 일정부분 만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유가 하락세가 멈추고 안정세로 돌아서는 게 우선"이라며 "유가가 작년수준으로 반등하지 않아도 안정세로 접어들면 정유부분의 영업이익은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