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안주하면 총선 자신못해"…여 원내대표 레이스 돌입

머니투데이 진상현 구경민 박다해 기자 2015.01.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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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유…이주영 의원과 양강 대결

유승민 "안주하면 총선 자신못해"…여 원내대표 레이스 돌입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개혁성향 소신파로 통하는 유승민 의원(3선, 대구 동구을)이 27일 '변화와 혁신'을 내걸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 이주영 의원(4선,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에 이어 '양강'으로 꼽히는 두 후보가 모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여당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원내대표로 선출해주시면 당을 정치의 중심에,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너무나 두렵고, 우리가 오늘의 현실에 안주하여 이대로 간다면 누구도 내년 총선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의원님들의 19대 국회 임기는 이제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며 "(내년 총선에) 박빙의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는 더 힘들고 충청, 강원, 영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 누가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 올바른 선택이겠느냐"고 덧붙였다. "저를 총선승리의 도구로 써 달라"고도 했다.



그는 또 "국가안보는 정통보수, 경제·복지·노동·교육 등 민생 전반에 걸쳐서는 새누리당이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 있다는 확신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야당을 상대로 끈질기게 대화를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당내 계파 구도에 대한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같이 일하고 친박(친 박근혜)이라는 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항상 그자리에 있었다"면서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 없는 복지' 프레임에 대해서는 "증세없는 복지는 없다"면서 "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인상 등 모두 백지에서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세란 건 정말 힘들다"며 "이거야 말로 야당과 합의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선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선일은 엿새 후인 다음달 2일로 확정됐다. 후보자 등록은 오는 30~31일 이틀간 이뤄진다. 이번 경선은 일찌감치 유 의원과 이 의원간의 '양강' 대결로 전망됐지만 두 후보간 승패는 어느때보다 예상키 어렵다.

구도 자체가 복잡하다. '원조 친박'인 유 의원이 '비박'으로 분류되고, 중립 성향의 친박으로 분류되던 이 의원이 '핵심 친박'의 지지를 받는 모양새다. 더구나 지역적으로 유 의원은 TK(대구경북), 이 의원은 PK(부산경남)다. TK는 친박이, PK는 비박이 주류다. 지역 기반과 지지 기반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표심이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접전을 예상하는 쪽이 다수지만 균형추가 무너질 경우 표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변화와 안정, 둘 사이의 균형이 한쪽으로 무너지면 예상외로 표 차이가 크게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이 임박하면서 두 후보는 소속 의원과의 접촉을 늘리는데 주력했다. 이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편지봉투에 담아 국회 의원회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소속 의원에게 지지를 호소했고 유 의원 역시 소속 의원과 수시로 통화를 시도하며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수도권 중진을 중심으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찾기에도 분주하다.

경선이 양강 구도로 전개되면서 출마를 고심 중이던 원유철(4선·경기 평택갑)·정병국(4선·경기 여주양평가평)·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을) 의원 등 수도권 중진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원내대표 출마를 접고 영남권인 유 의원, 이 의원 등과 각각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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