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스페셜]⑤ '해먹방'의 시대…대세 '해먹남', 홍석천 인터뷰

딱TV 딱TV 2015.01.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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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10호·11호 레스토랑은 '분식'…다음 도전은 '푸드 컨설턴트'"

‘해먹방’의 시대, 대세 ‘해먹남’으로 딱! 한 명을 꼽는다면 바로 그다. 홍석천.

무게를 잡고 서서 "맛있는데, 맛만 있다"며 꼬투리만 잡는 셰프가 아니다. 과장된 리액션으로 자리를 꿰찬 여느 '먹방'의 출연자들과도 격을 달리한다.

'삼시세끼'의 이서진이 특유의 깔끔한 성격으로 '해먹남'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면, 여기에 더해 비즈니스로 승화시킨 인물이 홍석천이다. 그는 직접 레시피를 개발해 제시한다. 그리고 그의 레스토랑에서 소비자들은 '해서 먹는' 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



그래서 머니투데이 딱TV는 '해먹방' 시대를 대표하는 딱 한 명으로 홍석천을 선정했다. 그리고 직접 그가 운영하는 아홉번째 레스토랑 '마이 스윗'(My Sweet)에서 만나 '먹방의 시대'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먹방 스페셜]⑤ '해먹방'의 시대…대세 '해먹남', 홍석천 인터뷰


▶ 과거에는 ’요리하는 남자’(셰프)와 ‘요리먹는 남자’(연예인)가 분리돼있었지만, 최근엔 직접 해서 먹는 방송, ‘해먹방’이 대세인 트렌드에 맞게 셀럽들도 ‘해먹남’이 뜨고 있다. ‘하이브리드’, ‘융합’의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이 시대의 대세 ‘해먹남’으로서 이런 트렌드를 설명한다면?



→ 해먹방? 해서 먹는 방송! 좋다!
우선 외식 문화가 발달된 사회가 되었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고, 가족 단위도 작은 소규모로 재편됐다. 한끼를 먹어도 맛있게, 간편하게, 빠르게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있어서 그런 정보들을 빨리빨리 얻고자 하는 수요자가 늘었다. 그러다 보니 방송, 미디어에서도 관련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는다.

시청자가 직접 그 요리를 만들어보고 먹어보며 체험하는,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포맷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요즘 방송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음식 먹기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또 메뉴를 개발하러 여행하기도 좋아하는 사람이라, 거기에 가장 잘 부합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머니투데이 딱TV와 비주얼다이브가 하이브리드 ‘해먹방’의 시대를 대표할 딱! 한 사람으로 홍석천씨를 선정했다. 대개 ‘먹방’에 출연하는 연예인은 요리에 아마추어이지만, 홍석천씨는 ‘먹방’ 출연자이면서 셰프이자 외식 경영인이다. ‘요리’에 있어서 당신의 역할, 직업을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 요리사는 아니고 약간 비즈니스맨인데, 그래도 요리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뭐, 푸드 컨설턴트? 그런 정도? 푸드 스타일리스트와는 또 다른, 그러니까 ‘푸드’도 있고 ‘비즈니스’, ‘컨설팅’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아니면 ‘푸드테이너’, 이 걸로 할까? 뭐 하나 만들어봐야겠는데?


홍석천씨가 그 용어를 만들면 아마도 ‘퍼스트’가 될 것 같은데?

→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에 나만한 콘텐츠가 없구나! (웃음)

과거에 주부들이 ‘일’로써 요리를 하던 시대에 교양이었던 요리 프로그램은 요리가 ‘취미’인 시대에 예능으로 바뀌었고 최근엔 ‘해먹방’ 형태까지 진화했다. 과연 미래에는 요리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화하게 될까?

→ 요즘은 일반인이 스스로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직접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한다. SNS, 먹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나처럼 사업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등장해 굉장히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본다. 그걸로 가족이 먹고 살 만큼의 수익 모델도 될 수 있을 것이고. 사실 누구나 음식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몇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이 계속 등장하고,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모델도 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레스토랑 9개를 론칭해 성공시켰다. 타이, 이탈리아, 중국, 지중해 등 마치 수집을 하듯 다양한 지역 요리를 섭렵하는 방식으로 외식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앞으로 이 사업 방향을 계속 유지할 건가? 레스토랑은 몇 개까지 낼 생각인지?

→ (웃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더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내게도 한계가 있고 자금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10개까지는 일단 채우고, 나의 노하우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바꿔보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가리키며 ‘제 멘토에요’ 라고 말해 줄 때 굉장히 뿌듯하더라. 그들이 추구하는 롤 모델에 홍석천이라는 사람이 포함된다는 게 내게 의미 있고 보람이 된다. 10개까지만 내가 직접 하고, 그 다음부터는 ‘멘토’가 돼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사업 계획을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이전에도 밝힌 적이 있는지?

→ 아니,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처음 공개한 거다.

레스토랑 한 20개 까지는 늘릴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래서 다음엔 또 어떤 음식을 선보일 건지 질문하려 했는데?

→ 일단 올 봄에 레스토랑 두 개를 더 내서 11개가 될 거다. 메뉴나 컨셉트로 구분하자면 중복이 있으니 10개다. 경기도 구리에 레스토랑을 하나 냈는데 그것도 반응이 좋아서 지금의 레스토랑 10개를 전국 여러 곳에 내보는 것도 올해 목표다.

지금 밝힌 계획이 앞서 자신의 역할을 ‘푸드 컨설턴트’라고 정의한 것과 관계가 있는 듯 한데?

→ 그렇다.

[먹방 스페셜]⑤ '해먹방'의 시대…대세 '해먹남', 홍석천 인터뷰
지금까지 운영한 레스토랑 이름은 앞에 ‘MY’가 붙었다. 처음 낸 레스토랑은 이름이 조금 달랐었는데, 이후에 ‘My X’로 바꿨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원래는 ‘OUR PLACE’였는데 ‘My X’로 이름을 바꿨다. 거기에는 좀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데, 음… 내가 처음 레스토랑을 시작했을 때, 사랑했던 사람과 같이 오픈을 했다. 그래서 우리들의 공간이라는 뜻으로 ‘아워 플레이스’로 이름 지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거잖나. 그래서 헤어지고 ‘My X’로 바꿨다. ‘My X Lover’, ‘My X Boyfriend’, ‘My X Place’라는 의미를 담았다. 어차피 다른 레스토랑이 다 ‘My’ 시리즈고 하니. (웃음)

‘My’ 시리즈의 숨겨진 브랜드 전략, 브랜드 정체성 등을 묻고 싶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다.

→ 하나만 중간에 이름을 바꾼 것이고, ‘My’는 레스토랑을 시작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다양한 메뉴와 컨셉트를 하나의 테두리에 넣어보려는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거다. ‘홍석천’이 아니라, ‘My’라는 이름을 보고 떠올릴 수 있도록.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 싸움을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연예인 타이틀, 그 계급장을 떼고 정당하게 평가 받고 싶었다.

가게 숫자가 많아지면 홍석천이 항상 그 가게에 있을 수 없게 되는데, 그런 점도 감안했다. 홍석천이 없으면 잘 먹고 나와도 뭔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싫었다. 거꾸로 ‘My’로 시작하는 가게가 참 괜찮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홍석천이 만들었다더라, 이런 평가를 받고 싶다. 요즘엔 ‘My’ 표절하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내가 잘하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리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성공했다는 생각도 들 것 같은데,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 홍석천은 무엇이 달라졌나?

→ 처음 3개까지는 ‘뭐 그래 연예인이니까’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연예인, 거기에다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으로 이득을 봤을 거라는 이야기도 들렸다. 인정해주기 싫다는 분위기도 보였고. 그런데 4개째부터인가 ‘홍석천은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애구나’ ‘비즈니스를 맘 먹고 하려는 구나’라는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왜냐면 레스토랑 하나 성공시키기도 어려운데, 그걸 4개째 성공시키니까. 이제 홍석천의 노하우는 뭘까? 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뭘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그 때부터 굉장히 기쁜 마음으로 레스토랑을 계속 하게 됐다.

기자 생활 첫 스타트가 ELLE였는데, 패션 쪽에서는 남자 위에 여자, 여자 위에 게이! 이런 분위기니까 홍석천씨 감각 있으니 당연히 잘하겠지, 하는 시선도 있다.

→ 그렇지! 패션계에 게이지! 그런데 대중들은 그런 것을 잘 모르니까. (웃음) 가게를 하나 새로운 컨셉트로 낼 때마다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왜냐면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홍석천의 다음 스텝은 뭘까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아지니까. 그래서 다음 낼 가게도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해서 ‘분식’으로 결정했다.

예전부터 분식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왜 우리나라 분식은 이렇게 밖에 안될까?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살짝 고급 분식들 뜨고 있더라. 몇 년 전부터 생각해오던 건데, 그것들 말고도 더 보여주고 싶은 모델이 있다. 그건 아직 아무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메뉴 개발해서 봄에 선보일 계획이다.

‘My’ 10호, 11호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건가?

→ 아마도. 다만, 그것도 둘의 형태는 다르게 가져갈 거다. 같은 가게 두 개는 재미없어서. 내 접근법이 조금 독특한데, 떡볶이, 라면, 어묵도 단 하나를 먹어도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고민한다. 기존에 있는 것들을 잘 접목해서 새로운 컨셉트로 만드는 게 내 장기인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눈’이 나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인 것 같다.

지금까지 모든 레스토랑을 이태원에 냈다. 특별히 ‘이태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 첫째는 관리하기 편해서다. 문제가 생겼을 때 CEO가 5분 안에 도착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내게는 중요했다. 또 이태원이라는 지역은 그 특성이 나와 굉장히 잘 맞는 동네다. 좀 자유롭기도 하고, 외국 친구들도 많이 섞여 있어 문화를 받아들이고 소개하는데 굉장히 빠르고.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거리에도 흥망성쇠가 있으니, 이태원은 이제 고점을 찍고 조금씩 내려오는 추세인 것 같다. 이제 다른 거리, 다른 골목에서도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들어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먹방 스페셜]⑤ '해먹방'의 시대…대세 '해먹남', 홍석천 인터뷰
홍석천씨와 GS의 콜라보레이션이 인상 깊었다. 식품 업계에서 보자면 연예인이 레스토랑을 내서 잘 됐다고 해봐야 ‘마이너’다. 그런데 GS와 손잡고 전국의 편의점과 유통점에 홍석천 얼굴이 인쇄된 제품이 나왔다. 이제 외식 비즈니스맨으로서 ‘메이저’에 진입한 느낌인데, 이 프로젝트의 전말이 궁금하다.

→ 오랫동안 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단지, 시작하는데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지금까지와는 다르니까. 내 레스토랑에서 내가 만드는 음식과 달리, 가격 저항력이 있는 것도 고민이었다. ‘가격’에 맞춰야 하니 욕심은 적당히 줄여야 했고, 편의점 비즈니스의 룰도 배워야 했다.

좁은 틀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니 답답한 부분도 많았지만, 용기를 내봤고 다행히 성과가 좋았다. 하나씩 하나씩 새 제품들이 나올 거다. 지금껏 비슷하게 해왔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반 스텝 정도 더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주변에서 ‘홍라면’ 맛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와이프도 팬이 됐다. GS의 반응이 궁금하다.

→ 처음 제안했을 때 담당자들이 반신반의했다. 고집을 부렸는데 다행히 받아줬고 원하는 그림의 60%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첫 걸음을 잘 해서 다음에는 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레스토랑 인테리어’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진출하는 건가? 혹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는 수순은 아닌지?

→ 모든 가게 인테리어를 내가 직접 컨셉트를 잡는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 음악 등의 요소를 공간에 매칭하는 재주가 있어서, 나중에 좀 더 내공이 쌓이면 인테리어 비즈니스도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다 할 수는 없으니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지 않겠나.

단, 재미 없으면 안 하는 스타일이다. 아직은 외식업이 내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비즈니스이지만 처음과 달리 비즈니스 구조가 자꾸만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마음이 다치고 실망하는 일도 많고, 위기도 겪는다. 이러다 어느 순간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미련 없이 동생들에게 넘기고 다른 사업을 할 지도 모른다.

최근 요리 프로그램에서 주목 받는 사람들에 대한 홍석천씨의 평을 듣고 싶다. 홍석천이 인정하는 ‘레전드’ 혹은 ‘다크호스’는 누군가?

→ 숨어있는 요리 고수들은 너무 많다. 정말 많다. 특히 전국 지방에 있는 어머니들이 사실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사들이다. 지방에서 몇 십 년 메뉴 만들고 김치 담궈온 분들. 방송으로 지금 포커스 되는 분들 중에는 최현석 셰프, 샘 킴 셰프, 정창욱 셰프 같은 분들. 젊은 셰프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좋은 셰프들 밑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아서 나름대로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음식에 잘 버무릴 줄 아는 능력들이 있더라. 정창욱 셰프는 젊은 친구인데 내공이 굉장히 세다. 같이 방송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세대가 한번 바뀌면 더 젊고 재기 발랄한 셰프들이 치고 올라올 것 같다.

[딱TV & 비주얼다이브 공동기획]

먹방 스페셜, '요리하는 남자 vs 요리먹는 남자'
① 먹방의 시대별 변천사…1981 vs 1991 vs 2003
② 먹방의 부흥기…더 많이, 더 다양하게
③ 요리, '여심'을 흔들다…훈남들의 등장
④ 혼자먹는 남자들, '해먹남'으로 진화하다
⑤ '해먹방'의 시대…대세 '해먹남', 홍석천 인터뷰
(번외편) '먹방'의 시대, 우리도 해봤다…홍석천과 함께 한 '오늘 뭐 먹지'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1월 23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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