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재시동 '신반포'…통합정비는 '난항'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5.01.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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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15차 건축심의 통과에도 대체로 차분…정비계획변경·주민들간 협의등 넘을 산 많아

신반포15 단지 전경/사진=진경진 기자신반포15 단지 전경/사진=진경진 기자


아크로리버파크 공사 현장/사진=진경진 기자아크로리버파크 공사 현장/사진=진경진 기자
'신반포15차'의 재건축정비사업 계획안이 지난 20일 열린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통과되면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이후 주춤하던 서초구 신반포로 일대 재건축사업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군불을 지피는 '통합 재건축'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현지 주민들과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난 22일 찾은 신반포로 일대는 '신반포15차 건축심의 통과', '신반포3차 조합설립 주민 동의율 충족' 등의 현수막이 내걸린 것을 제외하곤 대체로 차분했다. 통합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도 없었다.



이미 분양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간 신반포1차와 계획안이 통과된 신반포15차를 비롯해 신반포3차·23차와 반포경남 등 5개 단지 모두가 통합 재건축하기 어려워진데다 나머지 3개 단지만의 통합 정비사업도 쉽지 않음을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은 신반포1차와 15차의 경우 단독 재건축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이다. 이들 단지가 인근 신반포3차·23차, 경남 등과 통합하기 위해선 정비계획 변경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5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3개 단지끼리 통합도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이해관계자간 합의해서 행정절차를 밟으면 통합이 가능하지만 3개 단지 모두 아직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어 협의를 주도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다.

경남아파트 추진위 관계자는 "통합과 관련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보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오간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신반포23차 관계자도 "신반포3차나 경남아파트 2곳에서 움직여야 나설 수 있는데, 아직까지 두 단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반포23차의 경우 각각 1000가구 넘는 신반포3차(1140가구)나 반포경남(1056가구)에 비해 가구수가 200가구에 불과하다.


신반포3차 조합설립 동의율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진경진 기자신반포3차 조합설립 동의율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진경진 기자
다만 통합 재건축에 대해 긍정적인 주민이 많다는 게 추진위의 설명이다. 고영걸 신반포3차 추진위원장은 "도로 사정상 대다수 주민이 통합 재건축에 적극적이다. 일부 반대 주민도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는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각각 독자적인 재건축 추진시 진출입로 확보가 어려운 반면 통합할 경우 대지면적도 늘어나고 가구수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

인근 김정기 OK공인중개소 대표는 "통합 재건축할 대단지가 되기 때문에 관리비가 줄고 커뮤니티시설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신반포3차가 오는 3월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인 만큼 이후 경남과 23차가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통합 재건축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현실성을 이유로 반대한다. 통합 재건축을 시도하다 조합설립 변경(주민 동의 4분의3 이상) 등으로 사업만 지연되고 혹시 다른 단지의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금도 찬반주민간 고소·고발이 잇따른다"며 "통합 재건축은 할 수도 있다는 수준일 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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