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배추김치만 김치라고 생각한 고정관념도 잘못이고, 고유의 음식이니 그 재료도 당연히 고유의 것이리라 생각한 것도 잘못이었습니다. 고추가 해외에서 들어왔다고 해서 김치의 맛이나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새해 들어 가격이 오르며 얘깃거리가 된 '담배'는 포르투갈어 'tabaco'가 일본(タバコ, tabako)을 거쳐 들어온 말입니다. 담바고로 불리다 담배로 바뀌었습니다.
우리에게 친근해진 먹거리 '빵'도 포르투갈어 'pao'가 출발점입니다. 역시 일본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썩지 않고 건조된 인간·동물의 사체를 뜻하는 '미라'도 포르투갈어(mirra)입니다.
일본어와 발음이 거의 같은 '가방'은 네덜란드어 'kabas'가 일본(かばん, kaban)을 거쳐 변한 뒤 들어온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접하는 '시소'도 우리말인 듯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영어 seesaw를 그대로 들여온 것입니다.
망토와 고무는 프랑스어 manteau와 gomme에서 왔습니다. 고무는 일본(ゴム)을 거쳐 들어왔다고 보기도 합니다. 성당의 주요 의식인 '미사'는 한자어 느낌이 나지만, 라틴어 missa입니다.
◆헹가래가 외국어라고? = 앞의 말들과 반대로 외래어 느낌이 나는 순우리말도 있습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멜빵'이 그 중 하나인데요. 바지 등이 흘러내리지 않게 어깨에 걸치는 끈을 뜻하지요. 관련된 말로 '질빵'도 있습니다. 짐을 지기 위한 도구에 붙인 줄을 뜻합니다.(예: 지게 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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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가래'도 토종 우리말입니다. 흙을 파고 떠내는 농기구인 '가래'를 쓰는 가래질에서 나왔습니다. 한 사람이 가래를 잡고, 둘 또는 네 사람이 가래에 달린 끈들을 당겨서 가래질을 합니다.
상큼한 느낌의 과일 중에는 의외의 한자어들이 많이 보입니다. 겨울의 대표 과일 귤(橘), 여름에 나는 포도(葡萄) 자두(紫桃에서 나온 말), 가을에 많이 나는 사과(沙果/砂果) 등이 모두 그런 예입니다. 봄의 대표 과일 딸기는 순우리말이고 배·참외도 그렇습니다.
동물 이름에서도 한자어가 많은데요. 오늘의 문제입니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팀 이름 중 실존하는 동물은 넷인데요. 이 중 순우리말 동물은 무엇일까요?
최훈 작가의 프로야구 카툰 피규어(관절이 움직이는 인형 장난감).
/사진=피규어인 페이스북. 글씨체는 나눔고딕체입니다.<br>
/사진=피규어인 페이스북. 글씨체는 나눔고딕체입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