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을 공유할 수 있게 플랫폼을 만든 '코자자'의 조산구 대표(왼쪽)와 차범근 감독의 삼남 차세찌 씨(오른쪽)가 코자자가 공유하는 한옥집 '청연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차 씨는 코자자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이기도 하다. /사진=남형도 기자
완잉 씨가 한옥에 머물도록 이어준 곳은 '빈방(숙박) 공유 기업'인 '코자자.' 전국의 좋은 빈방에 대한 정보를 모아 숙박이 필요한 한국인·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한다. 집주인이 방이 많거나 장기 출장 등을 가 남는 빈방의 사진 등 정보를 등록하면, 이를 본 관광객이 원하는 방을 골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숙박을 해결하는 것.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부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조 대표는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인데 숙소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서울시 358만 가구의 집들 일부만 공유해도 숙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텔을 지어 충당하려면 자본도 많이 들고, 환경·교통 문제도 야기된다는 설명이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지난해 가을 코자자가 소개한 한옥집을 방문해 "집을 지으면 한옥 같은 집을 짓고 싶다"며 극찬한 바 있다. 구글이 전 세계 문화를 모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코자자가 한옥 사진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슈미트 회장은 "한옥에 앉아 있으니 가을 햇살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흘러 기분이 무척 좋다. 다음에 꼭 한옥에서 자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코자자가 공유하는 한옥에서 묵었다. 조 대표는 "박 시장이 많은 것을 비우고 또 많은 것을 채우고 간다며 이용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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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자자의 주된 수익은 집주인과 게스트에게 받는 수수료. 경영수지는 뚜렷한 개선세다. 조 대표는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 같다.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자자 직원은 3명뿐이라 일당백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중엔 축구감독 차범근 씨의 셋째 아들 차세찌 씨(29)도 있다. 차 씨는 "대학교 때 공유경제 강의를 듣고 무척 흥미롭게 느꼈다"며 "코자자의 마케팅을 전담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코자자는 서울시·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이용객이 보다 신뢰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인증하는 한옥 등 숙박공유를 확대할 계획이다.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해 인기드라마에 나온 고급주택을 공유하는 사업모델도 마련해놨다. 조 대표는 "숙박공유 하나로 집주인과 이용객이 모두 만족하고 지역경제 살리기, 환경 보호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