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에 나선 문재인 의원(좌)과 박지원 의원./사진=뉴스1
2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당권 후보에 나선 의원들간의 당명 교체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전날 나란히 광주 '무등산 기싸움'을 벌인 박지원·문재인 의원는 '민주당' 혹은 '새정치민주당'을 새로운 당명으로 내걸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민주당이라는 당명은 호남의 맹주로 군림해 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뱃지를 단 정당이다. 여러차례 당명이 변경됐으나 '민주당'이란 이름으로 통칭되어 왔다. 때문에 전대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 과거로의 회귀를 꾀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창당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당명 변경에 반발하고 나섰다. 정동영 상임고문의 신당창당 움직임과 더불어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은 이날 "당명에 새정치를 포함한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이름을 버린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그 이름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신뢰하겠나"라며 당명 변경에 강력히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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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원 사이에서도 근본적으로 개혁과 실천의 문제를 외형적 변화로 풀어내려 하고 있다며 당대표 후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민주당 개명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1년의 (정치)실험도 끝나지 않았고 합당정신도 있다. 또 그 사이에 민주당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도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내용이 먼저 채워지고 그에 걸맞는 문패를 달아야 하는데 툭하면 당명 바꿔 일신하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얘기"라며 "이름이 없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받는 게 아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대를 앞두고 후보자간 구도 변화도 관심이다. 현재 '친노계'(친 노무현계)와 '비노계'로 양분된 당내 계파갈등이 7일 예정된 3인 컷오프 이후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현재 당대표 본선진출자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합 중인 이인영·박주선·조경태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독자 행보가 아닌 '비노계'로 통합될 경우다.
이 경우 당내 계파갈등은 '강 대 강' 구도로 짜여지게 된다. 전대 이후 갈등봉합이 수월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박지원·문재인 의원이 각각 광주·전남 일정과 부산·충남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세 후보는 나란히 광주를 찾아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인영·박주선 의원은 오전 10시 광주 5·18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광주시당 신년하례식 및 개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조 의원은 광주시장과 광주지역 단체장을 방문한 뒤 전남도청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남 인사들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