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없는 천재들이 읽으면 좋겠네~내 인생은 나의 것

머니투데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2015.01.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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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스티브를 버리세요'

창의력 없는 천재들이 읽으면 좋겠네~내 인생은 나의 것


새해 새날이 막 열린 시점에서 가장 적당한 책을 고른 것 같다. 언뜻 ‘스토브를 버리고 겨울과 맞서라’는 말로 알아들었다. ‘스티브’라는 명사가 낯설어서다. 그러나 저자가 7년 전의 베스트셀러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의 임헌우라는 것을 아는 순간 ‘스티브 잡스’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스티브를 버리세요’는 40대 후반의 저자가 여전히 흔들리고 불안한 자신의 영혼을 안정시키기 위해 쓴 글들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세상을 보는 시선과 문장들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좋다. 지난 7년 동안 저자가 ‘뼛속까지 내려가서’ 쓴 글들이라 그런지 주제마다, 문장마다 연필로 꼭꼭 눌러 쓴듯한 정성이 넘친다.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우리나라에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라는 기업이 없을 뿐이다. 미국의 스티브가 한국에 오면 화성인이 되는 이유다. 그러므로 당신이 비록 바닥에 있을지언정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자격 있는 사람이다. 이제부터라도 당신 인생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등장하라. 온몸을 던져 당신이 사랑하고 싶은 것들을 사랑하라. 그때서야 행운의 여신까지도 당신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는 것이다.

좀 어렵긴 하지만 임제 선사의 그 유명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어록이 생각난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자신이 주인공이 돼 전심전력을 다하는 삶이 참된 삶이라는 선사의 말과 저자가 하려는 말들이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들의 요인에 대해 분석한 저자는 ‘좋은 내용이나 마케팅은 충분조건일 뿐 행운이 진짜 요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 기다리면 오는 것이 행운이 아니다. 네잎 클로버를 구하려면 풀밭을 부지런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꿈을 향해 뛸 것을 권유한다. 그 꿈은 스펙이 아닌 열정으로 이룰 수 있어야 진짜 꿈이다.

‘강남 출신의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이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 ‘고려청자처럼 빚어진, 창의력 없는 천재들’이란 저잣거리의 꼬리표를 떼는 법을 깨우치게 될 것 같아 그렇다. 화초형 인재보다 잡초형 인재의 삶이 더 행복한 이유들이 있어서 그렇다. 잡초는 벌판이든 시멘트 바닥이든 있는 그 자리에서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승부를 보고야 마는 근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안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열정과 사랑이다.


‘2015년, 당신의 열정과 사랑으로 당신이 당신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당신의 해를 만드시길 소원합니다.' 당신의 일주일이 몽(夢)요일이기를 희망하면서.

◇스티브를 버리세요=임헌우 지음. 나남출판사 펴냄. 334쪽. 1만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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