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국제시장' 관람 눈물 "부정적 역사도 품고 가야"

머니투데이 김성휘,구경민 기자 2014.12.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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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당내 갈등 양상에 몸낮춰 "하느라고 했는데 부족..노력할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2014.12.31/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2014.12.31/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1일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는 자리에서 "진영 논리에 빠져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하는 것이 제일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부정적 역사나 긍정적 역사나 다 품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사무처 당직자들과 종무식을 겸해 '국제시장'을 봤다.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를 시작으로 광부·간호사 독일파견, 베트남전쟁 파병, 이산가족 찾기 등 굵직한 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김 대표는 영화를 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현대사를 긍정적 사관에 의해서 볼 것인지 부정적 사관에 의해서 볼 것인지 그것 때문에도 국론 분열이 있다"며 "그것 관련된 영화가 나왔다고 하니, 옛날식으로 당 대표나 사무총장이 잔소리나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젊은 우리 당직자들과 영화를 같이 보면서 세대간 소통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뒤엔 눈물이 맺힌 채로 극장을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가 굴곡의 역사가 많은데 그 고비고비마다 국민들이 이렇게 고생을 많이 하고 비극이 많았다"며 "그 과정의 아픔을 같이 나누다 보니까 눈물이 나올 수밖에(없더라)"고 말했다.



이 영화가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정치색 논란에 휩싸인 데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 본 견해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면서도 "어쨌든 저게 우리 살아온 과거,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각 다른 장소에서 같은 영화를 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선 "흥남에서 철수할 때 (문 의원 가족이) 아마 피난을 거기서 왔었다고 들었다"며 "문 의원은 저보다 더 깊은 감흥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당 운영 성과에 대해 "지난 7.30 재보궐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우리가 많은 의석을 차지한 것이 제일 큰 보람"이라면서도 "당 대표로서 좀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데, 하느라고 했는데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당 국가경쟁력포럼 송년회 자리에서 김 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비난 발언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시끄러운 것"이라며 "많은 의견이 분출이 되고 그 의견을 수렴해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정치"라고 말했다. 또 "어제 그러한 말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라며 "오해에서 생긴 이야기는 잘 이해를 시켜드리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의 중진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국을 논의한 데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께서 다 좋은데 소통이 부족하다고 다들 지적했지 않느냐"며 "그렇게라도 만나서 소통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앞으로 더 많은 의원들과 그런 형식의 소통을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해 첫날(1월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역대 대통령 묘역을 진영이나 출신정당에 관계 없이 참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임) 순서대로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묘를 참배한 다음 전체 참배를 할 것"이라며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너무나 지금 평가가 잘 못돼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일 김영삼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방문해 새해인사도 나눌 계획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만약 가서 뵐 수 있으면 찾아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 아들인 배우 고윤씨가 영화 '국제시장'에 출연했다. 고윤씨는 영화 초반 흥남철수 장면에서 미군 장군에게 피난민 수송을 호소하는 통역관인 실존인물 고(故) 현봉학 박사 역할을 맡았다. 김무성 대표는 '아드님 연기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허허 웃으며 "여러분들이 판단하셔야지"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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