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배당 확대시 내년 코스피 2400 가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12.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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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골드만삭스·크레디트 스위스·맥쿼리의 2015년 증시 전망 "IT·소비재·자동차·은행 선호"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낮은 기대와 함께 시작하는 2015년'(크레디트스위스), '불확실성과의 투쟁'(맥쿼리)

2011년 이후 코스피가 3년 넘게 박스권 돌파에 실패하면서 외국계 증권사들도 신중한 2015년 증시전망을 내놓았다. 코스피 상단을 보수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만일 배당이 증액되거나 한국경제에 우호적인 조건이 나타난다면' 목표치를 바꿀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배당 정책이 코스피 핵심 변수=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이중으로 제시했다.



브라이언 송 메릴린치 한국 리서치헤드는 "내년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6%로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증시 회복은 주주친화 정책이 나타날 경우에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5년 코스피는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1900~205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일 △배당 정책의 획기적인 개선, △원화의 오버슈팅(원화 상승)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진행될 경우 코스피는 2200~2400 수준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봤다. 2200~2400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13~14배에 해당된다.



메릴린치는 "한국 주요기업들의 유보금 규모는 100조원에 달하고 있다"며 "유보금 과세 등 법안 제정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배당 증액과 주주환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국민연금이 배당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의 평균 배당성향이 3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배당 증액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메릴린치 송 리서치헤드는 "2% 중반까지 배당률이 높아진다면 시중 예금금리가 2%인 점을 감안해 20~30조원 정도의 자금이 1~2년 내에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낮은 유가도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개선, 경제 전체적으로는 GDP 상승을 가져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건부 전망을 제시한 메릴린치와 달리 골드만삭스는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미국 경기회복, 저유가, 원화약세가 국내 수출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15년 코스피 밴드는 1900~2300선으로 예상하며 배당 확대 기조와 함께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상향이 이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에 대한 상대적 효과로 원화약세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내년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40원, 연평균치는 1125원으로 제시했다. 2015년 경제성장률은 3.4%로 봤다.

권 전무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인도 다음으로 원유 수입이 많은 나라"라며 "유가 하락은 소비 촉진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밖에 코스피 목표치를 2150으로 제시한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배당 증액 △재정 및 통화확장 정책 △삼성그룹의 구조조정 △저금리라 등 5가지 촉매가 2015년 한국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맥쿼리는 가장 보수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내년 상반기 달러 강세, 일본 및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 팽창 정책 등으로 변동성 높은 글로벌 장세를 예견했다. 미국 경기회복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나 주변국에 낙수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맥쿼리 스트래티지스트인 빅터 슈비츠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으며 코스피 목표치는 2050으로 잡았다. 2015년, 2016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2%로 가정한 것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해당된다.

◇외국계證, IT·소비재·자동차·은행 선호=외국계 증권사별 선호주는 소폭 차이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IT·소비재·자동차·은행 업종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나타났다.

메릴린치는 삼성생명 (87,500원 ▼1,100 -1.24%),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기아차, KB금융, 아모레퍼시픽, KT, 다음카카오를 2015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마켓 리더인 이들 기업의 배당률이 상향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현대산업개발, KCC, 신한지주, 오리온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소비재는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중국 여행객 유입에 따른 고객 기반 확대가 매력적이라고 봤고 IT는 메모리 업황 개선, 낮은 이익 기대치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했다. 은행과 내수 관련 건설주는 국내 경기회복으로 수혜를 예상했다.

맥쿼리도 내수 경기민감주에 대한 선호를 높게 표했다. 금융, 건설, 소비재, 통신, 유틸리티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KB금융지주, 삼성화재, 현대산업개발,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한샘, CJ CGV, 기아차, 롯데케미칼, SK텔레콤을 최선호주로 택했다.

골드만삭스도 2015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IT, 건설, 은행, 증권, 유틸리티를 유망 업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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