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진단]1900 깨진 코스피 "지금이 바닥"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2014.12.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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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불안+제일모직 차익실현=외인 매물폭탄

증권가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하회한 데 대해 유가 하락, 러시아 경제 불안 등 대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외국인 차익 실현 매도라는 일시적 이벤트가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1900선의 코스피지수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에 불과함에 따라 가격 메리트는 충분하지만 기업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등 큰 폭의 반등을 이끌 유인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FOMC 호재에도 1900 이탈..왜?=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66p(0.14%) 내린 1897.5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월 5일(1891.32) 이후 10개월만이다. 장 중 1881.73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17일(현지시간)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 증시가 급등한 데 비해 부진한 결과다. 장 초반 1919.24까지 오르는 등 1920선을 바라보고 있던 터라 상대적인 충격은 더 컸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이 심리적인 악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나 남미 등 주요 신흥국 경제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가 급락에 따른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신흥국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 리스크가 쉽사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제일모직 상장으로 인한 수급 왜곡 현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복합악재에 더해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외국인 차익실현 강화라는 일시적 이벤트로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제일모직 순매도 규모가 4500억원에 달했다.

◇어디까지 빠질까.."지금이 바닥"=대외악재에도 불구하고 1900선을 이탈한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러시아 위기는 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도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러시아 불확실성이 관건이지만 위기 확신, 전염 가능성이 낮아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00선은 신뢰할만한 바닥이라는 평가다. 이상화 센터장도 "1900선은 PBR 1배 이하의 저평가 국면에 해당한다"며 "단기 충격이 있어도 짧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가 하락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국제유가 급락은 수요 측면의 문제기 보다 공급 측면의 문제"라며 "시간이 지나면 소비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경기가 정상화되는 흐름은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쌀 때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변준호 센터장은 "당장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동력이 없어 돌파구 마련이 어렵다"며 "1850~1900을 바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느려진 경기 개선과 기업이익 증가 속도에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박스권 탈피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매수, 매도를 반복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스권 장세에서 개별 주식에 집중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많았다. 윤지호 센터장은 "이제는 선진국형으로 증시를 봐야한다"며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이나 업종으로 투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자동차, 정유업종, 중국 관련 소비주를 중심으로 현재 증시 부진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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